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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합 청구서]④ '포인트 부채' 마일리지 4조 회계 셈법은

보잉 B777-300ER 항공기 / 사진 = 대한항공 보잉 B777-300ER 항공기 / 사진 = 대한항공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미사용 마일리지)이 연결 기준 4조원을 넘어섰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그간 2조원 중후반대로 유지됐으나 2024년 아시아나항공을 편입한 영향으로 3조5368억원으로 증가한 뒤 이번에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회계상 부채로 계상되지만 차입금이나 향후 발생할 비용과는 성격이 다르다.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이연수익은 부채에서 매출로 전환된다. 다만 보너스 항공권을 제공하거나 좌석을 승급하는 데 드는 원가와 유료 좌석을 판매하지 못하는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누적된 마일리지 이연수익으로 인한 부담은 고객이 어떤 좌석과 서비스에 마일리지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아시아나 편입 효과' 미사용 마일리지 4.07조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021년 말 2조624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675억원으로 55.0%(1조4428억원) 증가했다. 2021년 수치는 이연수익 2조5773억원과 별도 계상된 마일리지 관련 선수금 474억원을 합산했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이 급증한 배경에는 2024년 말 아시아나항공 편입을 편입하면서 연결 범위가 확장된 것이 자리한다. 연결 마일리지 이연액은 2023년 말 2조7689억원에서 2024년 말 3조5368억원으로 27.7%(767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 잔액은 2조7679억원에서 2조5743억원으로 6.9%(1936억원) 감소했다. 대한항공 본체의 마일리지 의무는 줄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연결되면서 잔액이 증가한 셈이다.

올해 6월 말 연결 잔액 4조675억원과 대한항공 별도 잔액 3조1199억원의 차이는 9477억원이다. 이 금액에는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 등 종속기업이 운영하는 마일리지 제도의 이연수익이 포함돼 있다. 연결 잔액의 23.3%가량이다.

/챗지피티(Chat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챗지피티(Chat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마일리지 규모가 증가한 것과 맞물려 자산 대비 의무도 커졌다. 6월 말 연결 자본총계는 10조7653억원, 부채총계는 42조591억원이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자본총계의 37.8%, 부채총계의 9.7%에 해당한다.

다만 마일리지 이연수익을 지급 능력을 판단하는 부채비율처럼 해석할 수 없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아니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공식 명칭은 '이연수익(상용고객 우대제도)'이며 항공권 선수금 등 일반적인 계약부채와 구분된다. 경제적 성격은 고객에게 아직 이전하지 않은 마일리지 서비스에 대응하는 비금융부채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구매나 제휴사 이용으로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부여하면 최초 거래대가를 항공운송 등 이미 제공한 서비스와 마일리지로 나눠 배분한다. 마일리지에 배분된 금액은 최초 거래 시점에 매출로 인식하지 않고 이연한다.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해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에 매출로 인식한다.

고객이나 제휴사로부터 100의 거래대가를 받고 마일리지의 상대적 가치가 10으로 평가됐다면 90만 매출로 잡고 10은 이연수익으로 남기는 구조다. 이후 마일리지가 사용되면 남아 있던 10이 매출로 전환된다.

마일리지 이연수익 4조675억원 가운데 유동성은 9248억원, 비유동성은 3조1427억원이다. 유동성으로 분류된 금액도 1년 안에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까운 기간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한 부분에 가깝다.

마일리지 사용에 따른 실제 경제적 비용은 사용처에 따라 다르다. 비수기 빈 좌석에 보너스 승객을 태우면 추가 비용이 기내식과 공항이용료 등으로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성수기 인기 노선에서 보너스 좌석을 제공하면 정상 운임을 받고 판매할 수 있던 좌석을 내줘야 한다. 제휴 항공사 항공권이나 외부 상품으로 사용되면 사업자와 정산하면서 현금이 유출될 수도 있다. 이연수익이 매출로 전환돼도 같은 금액의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매출 인식과 현금 유입 시점이 다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도 별도로 발생한다.

마일리지 통합, 재무 변동성은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했다. 통합안에는 기존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를 10년간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별도 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마일리지 유효기간과 공제 기준을 유지하면서 통합 대한항공의 전 노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통합 이후 새롭게 쌓이는 마일리지는 모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적립된다. 전환비율은 탑승 적립분이 1대1, 신용카드 등 제휴 적립분은 1대0.82다. 10년의 별도 운영 기간이 끝나면 남은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일괄 전환된다. 단 통합안은 공정위 승인 결과에 따라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의무는 대한항공 연결 이연수익 4조675억원에 반영돼 있다. 따라서 흡수합병 자체가 연결 마일리지 이연수익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합병 이후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법적 이행 주체와 전환 조건에 따른 마일리지 가치, 예상 사용률 등의 추정치다.

회계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1대0.82로 전환된다고 해서 이연수익이 18%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전환비율은 고객 계정에 표시되는 마일리지 단위를 바꾸는 기준이고 재무제표의 부채는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의 추정가치를 금액으로 측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제휴 마일리지 1만마일은 전환 후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8200마일이 된다. 다만 스카이패스 1마일로 이용할 수 있는 노선과 좌석·상품의 가치가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 1마일보다 높게 평가되거나 전환 후 사용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마일리지 수가 18% 감소하더라도 전체 서비스 의무의 장부가치는 같은 비율로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전환 후 필요한 공제 마일리지가 많아지거나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보너스 좌석이 줄면서 예상 사용률이 낮아진다면 마일당 추정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

'10년 별도 운영' 회계충격 분산, 관리부담 증가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10년간 별도 운영하는 방식은 일시에 모든 마일리지 조건을 바꾸는 부담을 줄인다.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기존 공제와 유효기간을 유지하기 때문에 합병 시점에 전체 잔액을 스카이패스 기준으로 즉시 평가해야 할 필요도 줄 수 있다.

다만 10년간 두 마일리지 제도를 병행하는 데 따른 내부통제 부담이 있다. 대한항공은 고객별로 마일리지의 적립 출처를 구분해 탑승분에는 1대1, 제휴분에는 1대0.82를 적용하고 각 마일리지의 유효기간과 공제 기준, 사용·전환 이력도 관리해야 한다. 고객이 전환을 신청하면 전체 잔액을 옮겨야 해 정보가 정확하지 않으면 고객 민원뿐 아니라 이연수익 측정에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이 핵심감사사항으로 관리되는 상황에서 통합 후 시스템 이관과 데이터 정합성, 프로그램별 가치평가가 추가 감사 쟁점이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인 '마일리지 나우'를 이어가고 제주 노선에서 마일리지 전용기 프로모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무적으로는 고객의 실제 사용을 늘려 이연수익을 매출로 전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마일리지 통합 후 재무 영향은 마일리지 잔액의 규모와 신규 적립, 제휴사 판매, 실제 사용·소멸·추정 변경을 나눠 봐야 한다. 통합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과제는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실제 사용으로 이행하면서 유료 좌석 수익성과 고객 신뢰를 지키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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