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우크라식 무인전 실험
연구결과, 육군 전체에 공유
크리스토퍼 러니브 미 육군 참모총장 대행이 5월 19일 미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무인기(드론)전에 특화하기 위해 마련된 유럽 주둔 미 육군 부대가 임무를 종료하고 전통적 보병 대대로 복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은 21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러니브 미 육군참모총장 대행이 이탈리아·독일 주둔 제173공수여단 소속 무인공격대대에 공수보병 본연의 임무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랜디 조지 미 육군참모총장이 4월 전격 해임된 이후 러니브 대행이 추진하고 있는 광범위한 육군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육군 제173공수여단은 약 1년 동안 자체적으로 드론을 제작·실험하고 관련 훈련에 참가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장병 600여 명으로 드론전에 특화된 대대를 구성했다. 이 부대는 드론 전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투입할 수 있는 기동성 높은 전담 부대로 설계됐다. 현대 전장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작업이다.
제173공수여단의 드론 연구는 대대가 꾸려지기 전부터 시작됐다. 미 육군은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주둔 미군 기지에 '1인칭 시점(FPV) 드론 연구실'을 만들고 여단 장병들이 직접 공격용 드론을 설계·제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 육군에 따르면 해당 대대는 이달과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리는 두 차례 대규모 훈련을 끝으로 실험 임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년간 축적한 연구 결과와 운용 경험은 육군에 전달할 계획이다.
미 육군은 성명에서 "해당 부대는 우크라이나군이 발전시킨 전담 무인체계 부대 등의 교훈을 연구하고 흡수해 미군의 드론 우위를 가속화하기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는 AP에 애초 독일에서 실시되는 두 차례 훈련이 드론 대대 실험의 '최종 단계(culminating event)'로 계획됐다고 했다. 부대의 존속 여부는 이후 재검토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에서 저가형 드론의 군사적 위력이 거듭 확인되는 상황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정찰부터 자폭 공격, 포병 화력 유도에 이르기까지 값싼 소형 드론을 대규모로 활용해 전장의 양상을 바꿨다. 이란도 미국과의 전쟁에서 샤헤드 계열 드론을 미군 기지와 함정 공격에 투입해 미군 사망자를 내고 육군 헬기를 격추하는 등 피해를 입혔다.
조지 전 참모총장은 드론을 별도 전문 전력으로 두기보단 일반 육군 부대가 직접 운용하도록 하는 작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는 지난해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과 함께 발표한 '육군 변혁 구상(Army Transformation Initiative)'을 통해 현대화된 무인항공체계(UAS)를 각급 부대에 신속히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러니브 대행도 첨단 기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20일 공개된 육군 지침 '육군의 방위각(The Army Azimuth)'에서 자율체계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활용을 강조하면서도, "전쟁에는 시대를 초월한 불변의 진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적에게 접근해 격멸하는 육군의 전통적 임무와 기본 전투 역량을 중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