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삼성 ‘110조 환원’에도 머쓱…‘40조 소각’ 띄운 SK하이닉스는 호평 [갭 월드]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61>
삼성 30조 현금배당에도 주가 약세
SK 40조 자사주 소각 이틀새 15%↑
삼성, FCF 50% 유지·SK, 상한 폐지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거래를 개시한 7월10일(현지시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거래를 개시한 7월10일(현지시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대규모 잉여현금흐름(FCF)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자본시장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 나온 수치만 보면 주주환원 규모는 올해 최대 110조 원을 예고한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시장 반응은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정한 SK하이닉스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주환원 확대의 포문을 먼저 연 곳은 SK하이닉스(000660)다. SK하이닉스는 이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오는 11월까지 약 3개월간 매입을 단기간에 마무리해 수급 개선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장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주주환원 기준의 변화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상향하며 사실상 주주환원의 상한선을 없앴다. 2분기 말 기준 69조 원에 달하는 순현금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 같은 발표에 19일 150만 원이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틀 만에 15.3% 상승하며 21일 173만 원에 마감했다. 다만 연간 총 환원 금액을 별도로 명시하지는 않았고 구체적인 추가 환원 방안은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안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21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2024~2026년 3년간 누적 FCF의 50%를 환원한다는 원칙 아래, 올해 최대 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2020년(20조 3000억 원)의 5배를 웃도는 수치다. SK하이닉스와 달리 연간 최대치를 밝힌 삼성전자는 수치만으로 보면 환원 규모가 더 크다.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우선 3분기에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 원의 현금을 배당한다. 남은 60~80조 원의 재원은 내년 1월 경영 실적 확정 후 추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으로 환원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대규모 임직원 보상에 따른 유통 주식 수 증가(오버행)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1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다.

국내 최대인 110조 원 규모의 환원책 발표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21일 전 거래일 대비 0.7% 내린 26만 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반응이 엇갈린 배경에는 환원 방식과 기준의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주당 가치를 즉각 높이는 자사주 소각을 택한 반면, 삼성전자가 3분기 지급을 약속한 30조 원은 전액 현금배당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FCF의 50%라는 기존 환원 비율을 유지한 점도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년간 FCF를 산정할 때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 선수금과 임직원 성과급용 주식보상 비용을 차감하기로 한 점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임직원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실질적인 주주환원 기준이 되는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주주환원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3분기 배당 후 남은 60~80조 원의 활용 방안을 내년 1월 결정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배당 확대 등 추가 환원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실적과 점유율 위주였던 경쟁이 이제는 주주가치 제고 경쟁으로 진화했다”며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주주환원 메가사이클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향후 잉여 재원의 자사주 소각 비율과 지속 가능성이 시장의 평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월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월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 참석해 있다. 뉴스1※‘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갭 월드 코너와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어떤 문의든 언제나 환영입니다. 제 메일로 연락주시면 후속 취재해 다음 시리즈에 반영하겠습니다.

갭 월드 갭 월드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