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피지컬AI 관련 상장사의 2026년 2분기 실적 비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챗GPT 이미지2 활용][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국내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피지컬AI를 새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컬AI 사업 확대와 일부 기업의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분석 대상 AI·SW 기업 4곳은 올해 2분기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주요 AI·SW 상장사의 반기·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마키나락스는 매출을 키우면서 손실을 줄였지만 클로봇과 알체라는 매출 증가에도 적자가 커졌다. 마음AI는 매출마저 줄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마키나락스는 2분기 연결 매출 39억9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8.6% 늘었고 영업손실은 27억500만원에서 18억200만원으로 줄었다. 클로봇은 매출이 78억4900만원에서 88억5900만원으로 12.9%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8억7800만원에서 28억4000만원으로 51.2% 확대됐다. 알체라는 매출이 25억700만원에서 27억3900만원으로 9.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26억1200만원에서 32억100만원으로 커졌다. 마음AI는 매출이 23억100만원에서 9억6200만원으로 58.2% 줄었고 영업손실은 16억300만원에서 30억1400만원으로 88% 확대됐다.
마키나락스는 제조·국방 분야 산업 특화 AI와 AI 운영체제(OS) ‘런웨이(Runway)’를 기반으로 산업용 로봇과 공장 설비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마음AI는 에이전트AI에서 시각·언어·행동(VLA) 기반 자율주행·로봇 제어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클로봇은 로봇 자율주행·통합관제 SW를, 알체라는 비전AI와 AI 학습데이터를 기반으로 피지컬AI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업별 수익화 과제도 남아 있다. 마키나락스는 프로젝트형 매출의 제품·라이선스 전환, 클로봇은 자체 SW의 반복매출 확대가 필요하다. 알체라는 장기간 이어진 적자를 줄여야 하고 마음AI는 기존 매출 감소를 피지컬AI로 보완하면서 프로젝트 중심 사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 매출 늘어도 적자…반복매출 전환은 아직
실적 개선 폭이 큰 곳은 마키나락스다. 다만 매출 구성은 아직 고객 맞춤형 프로젝트에 무게가 실려 있다. 상반기 매출 70억2700만원 가운데 특화 AI 솔루션 연구개발이 43억7100만원으로 62%를 차지했다. AI 솔루션 공급은 23%, 회사가 제품 사업의 핵심으로 내세운 런웨이는 15%였다. 지난해 연간 런웨이 매출 비중 36%보다 낮아졌다.
마키나락스는 기존 고객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런웨이의 반복적이고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만 보면 특화 AI 연구개발 매출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다. 프로젝트형 연구개발 매출을 제품·라이선스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바꾸느냐가 수익성 개선의 과제로 남았다.
클로봇은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과 매출총이익이 늘었지만 2분기 수익성은 다시 악화됐다. 2분기 매출은 88억59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했지만 매출총이익은 15억2500만원에서 14억4300만원으로 5.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8억7800만원에서 28억4000만원으로 51.2% 확대됐다. 1분기 매출은 81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도 33억8300만원에서 25억10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매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매출총이익이 감소하고 적자폭은 다시 커졌다.
매출 구성만 보면 자체 솔루션 매출은 별도로 드러나지 않는다. 상반기 매출 가운데 상품이 89억6100만원으로 52.8%, 서비스가 74억9100만원으로 44.1%를 차지했다. 반기보고서상 솔루션 매출은 ‘-’로 표시됐고 서비스형 로봇(RaaS) 매출은 2억700만원, 1.2%였다.
클로봇은 핵심 SW인 ‘카멜레온(CHAMELEON)’과 ‘크롬스(CROMS)’를 로봇 제조사에 라이선스 형태로 공급하거나 로봇 서비스에 포함해 제공한다. 이를 곧바로 SW 매출 부재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자체 SW를 반복적인 라이선스 매출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는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알체라도 매출 증가가 적자 축소로 이어지지 않았다. 2분기 데이터 매출은 13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억45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솔루션 매출은 18억2800만원에서 12억2300만원으로 3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6억1200만원에서 32억100만원으로 확대됐다.
적자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알체라는 2023년 185억2000만원, 2024년 104억3200만원, 지난해 102억49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47억9600만원으로 전년 172억5100만원보다 14.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7억3500만원, 영업손실 75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 마음AI, 피지컬AI 71%까지 커졌지만 매출은 ‘반토막’
마음AI는 피지컬AI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상반기 피지컬AI 매출은 내수 12억9400만원과 수출 1100만원을 합쳐 13억500만원으로 에이전트AI 매출 12억8900만원을 넘어섰다. 회사는 시각·언어·행동(VLA) 기반 자율주행·로봇 조작과 국방·민수 로봇, 피지컬AI 데이터 팩토리 등을 관련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8월 반기보고서의 상반기 누적 실적에서 1분기 실적을 차감하면 2분기 피지컬AI 매출은 약 6억83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1%를 차지한다. 에이전트AI 매출은 같은 기간 약 2억2700만원으로 줄었다. 피지컬AI 비중이 크게 높아진 데에는 신규 사업 확대뿐 아니라 기존 에이전트AI 매출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실적 부담은 더 크다. 마음AI는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영업손실 38억5700만원, 2024년 71억1800만원, 지난해 63억7600만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 기준 영업손실 약 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까지 줄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26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3억4900만원보다 38.6% 감소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은 58.2% 줄었고 영업손실은 16억300만원에서 30억1400만원으로 88% 늘었다. 영업비용이 급증한 것도 아니다. 상반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78억4900만원에서 올해 77억7300만원으로 오히려 1%가량 줄었다. 기존 에이전트AI 매출 감소분을 새 피지컬AI 사업이 아직 충분히 보완하지 못했다.
프로젝트 중심 매출 구조도 한계로 꼽힌다. 마음AI는 기업·공공기관을 상대로 기술검증(PoC)부터 구축·운영까지 이어지는 개별 프로젝트에서 상당 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다. 피지컬AI 역시 고객 환경에 맞춘 로봇 시스템 통합과 AI 탑재 프로젝트 형태로 매출이 발생한다. 상반기 수주에는 두산밥캣 로더 무인화 11억20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10 무인화 5억원, 무인수상정·기뢰전 관련 국방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해외 사업 성과도 아직 미미하다. 공시상 지난해 수출 매출은 3000만원, 올해 상반기는 1100만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 로보티즈, 2분기 흑자지만 돈 버는 곳은 액추에이터
반면 로봇 핵심 부품 기업 로보티즈는 2분기 흑자를 냈다. 연결 매출은 153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1% 늘었고 영업이익은 2억4100만원에서 19억8100만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현재 실적을 이끄는 것은 로봇 핵심 부품이다. 상반기 매출 가운데 액추에이터가 266억6500만원으로 97.99%를 차지했고 자율주행로봇은 5억4800만원으로 2.01%였다. 다른 AI·SW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로봇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과 달리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에서 출발해 제어 SW와 휴머노이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DYNAMIXEL)’에서 제어 SW,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AI Sapiens)’와 ‘AI 워커(AI Worker)’까지 자체 개발하는 풀스택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피지컬AI 통합 SW 플랫폼 ‘사이클로(CYCLO)’는 가상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결과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 환경과 로봇 제어·작업 데이터 수집 기능을 제공한다. AI 사피엔스의 기구 설계와 핵심 제어 코드도 오픈소스로 공개해 휴머노이드 생태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피지컬AI SW를 실적에 얼마나 연결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매출 대부분이 액추에이터에서 발생하는 만큼 사이클로와 휴머노이드 사업을 실제 SW·플랫폼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로보티즈는 올해 하반기 휴머노이드용 신규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Q(DYNAMIXEL-Q)’와 AI 사피엔스를 정식 출시하고 피지컬AI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피지컬AI 경쟁의 초점도 수주에서 반복매출과 이익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 번 개발한 AI와 SW를 여러 고객과 공장, 로봇에 반복 공급해 실제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향후 피지컬AI 기업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