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착수·법인자금 횡령 검증
임광현 국세청장. 연합뉴스국세청이 고가 법인주택에 대해 전수조사한 결과 10채 중 4채는 사주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쓰는 ‘황제사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적발된 법인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사주일가 자녀의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전반으로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23일 엑스(X)에 ‘비정상의 정상화, 황제사택 관행 바로 잡겠습니다’는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이 지난 상반기부터 국민주택 규모(84㎡)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종합부동산세 대상 고가 법인주택 2639채를 전수 검증한 결과 41.6%에 달하는 1097채가 사주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 용도로 유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적발된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20억원을 웃돌았다. 공시가격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주택도 전체의 17.2%(453채)에 달했고 공시가 100억원이 넘는 주택도 12채 적발됐다. 최고가는 공시가가 200억원을 넘었다고 임 청장은 밝혔다.
고가주택을 사적으로 쓴 법인 중에선 연 매출 수십억원의 중소기업은 물론 수십조원의 매출을 내는 대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선 ‘한강뷰 아파트’나 강남·용산의 초고가 아파트를 직원 몰래 사주나 자녀의 고급 사택으로 쓰거나, 다주택 규제를 피하려고 본인의 고가주택을 법인에 넘긴 경우도 적발됐다. 직원복지를 핑계로 100억원이 넘는 최고급 콘도를 법인 명의로 사들인 뒤 사적으로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현행 세법상 출자 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 이익 및 유지비는 과세 대상이지만, 이를 정상적으로 신고하지 않고 세금을 탈루한 것이다.
국세청은 혐의가 확인된 법인에 대해선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관련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다. 국내 ‘황제사택’ 외에도 고급 콘도나 사주의 유학 자녀 등에 대한 해외 사택 무상제공,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전반에 대해서도 검증을 확대하기로 했다.
임 청장은 “이번 점검이 ‘회사의 공적 영역’과 ‘오너의 사익 추구’ 경계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서 원칙을 명확히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조세 정의를 실현하고, 반칙 특권을 누리는 일부가 아닌 규칙을 지키는 다수가 존중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