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자체 모호…삼전닉스 FCF는 재무상 예측 가능
연합뉴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FCF)의 최소 50%를 재원으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반도체 기업인 샌디스크, 마이크론이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것에 대비해 주주환원 규모가 절반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마이크론 등이 제시한 ‘초과현금’의 경우 기업이 자체적으로 추산한 모호한 개념으로, 예측 가능성이 높은 FCF와 차이가 있다는 게 국내 금융권과 업계의 설명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발생하는 누적 FCF의 50%를 주주에 환원한다. 이를 토대로 지난 2년간 시행한 29조3000억원을 차감해 올해 총 90조~110조원을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올 3분기엔 30조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05~2027년 3년동안 FCF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하기로 한 것을, 최근 이사회에서 ‘50% 이상’으로 조정했다. 환원 방식은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FCF는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사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취득 등 설비투자(캐펙스·CAPEX)를 차감해 산출한다. 재무제표상의 현금흐름표에 기재된 주요 항목을 토대로 산출할 수 있어 초과현금에 비해 산정 기준이 비교적 명확하다.
이 때문에 환원 규모와 시기를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고, 이를 환원 정책에 명시하면 구속력을 높일 수 있다.
이와 달리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 최근 제시한 ‘초과현금 100%’ 주주환원 정책은 개념이 모호하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 중 투자, 영업, 재무 안정 등에 필요한 금액(필요현금)을 제하고 남는 잉여 현금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초과현금 기반 정책은 규모나 시점,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선언적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필요 현금이 얼마인지는 각 회사의 경영진이 판단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자연스레 FCF 기반과 비교해 구속력이 약해질 수 있다.
실제로 샌디스크과 마이크론은 모두 ‘초과현금 100% 환원’을 제시하면서도 초과현금의 산출식이나 환원 시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FCF 50%’가 ‘초과현금 100%’보다 작은 규모의 주주환원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과 현금 창출력이 샌디스크나 마이크론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제 주주환원 규모가 마이크론 등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1일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낸 보고서에서 “최근 3개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정책을 적용할 경우, 잔여재원을 기반으로 한 연내 특별배당 규모가 최소 1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별배당의 현금배당 비중이 확대될 경우 높은 배당 수익률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