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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없이 빌라 마련한 40대 부부의 대출 고민 [재테크 Lab]

40대 부부 재무설계 1편
자력으로 내 집 마련 성공
자녀 독립으로 대출 고민에 빠져
대출 받으면 정부 혜택 못 받을까
부부 노후에는 문제 없을까
여기 자력으로 내집 마련에 성공한 부부가 있다. "은행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악착같이 모아 빌라를 장만했다. 하지만 이런 자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첫째 자녀가 독립 선언을 하면서 부부가 대출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대출을 받는 건 선뜻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평범한 직장인에게 대출을 받는 건 선뜻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우리, 무슨 일이 있어도 대출은 받지 말자."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장수화(가명·49)씨는 아내 은하미(가명·48)씨와 결혼하면서 이렇게 약속했다. 한도를 끝까지 채워 대출받아 집을 사는 지인들의 모습이 수화씨의 눈엔 좋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장실 빼곤 다 은행 집"이란 친구의 농담은 수화씨에겐 "은행의 노예로 산다"는 말처럼 들렸다.

아내 하미씨도 수화씨의 의견에 동의했다. 부부는 월세로 시작해 전세를 거쳐가며 차근차근 돈을 모았고, 자력으로 빌라를 구입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목표였던 아파트는 꿈도 꾸지 못했다. 부부의 소득으론 아파트를 대출 없이 사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수화씨는 그 점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은행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력으로 내집을 마련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이랬던 수화씨의 요즘 고민거리는 뜻밖에도 '대출'이다. 사정은 이렇다. 부부에겐 두 자녀(24·22)가 있는데, 그중 일찌감치 직장생활을 하던 첫째(24)가 느닷없이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모아둔 돈에 대출을 받아 작은 빌라를 구매하겠다는 게 첫째의 생각이다. 

자녀의 독립 선언이 대견하면서도, 수화씨는 내심 걱정이 됐다. 일찌감치 대출을 받아 버리면, 추후 자녀가 결혼할 때 '신혼부부 특별공급' 같은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다고 자신이 대출을 받아 자녀에게 빌려주자니 노후가 눈에 밟혔다. 곧 50대로 접어드는 부부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 돈을 더 열심히 모아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지 못한 부부는 필자에게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부부의 재정 상태가 어떤지부터 확인해보자. 부부의 월 소득은 750만원. 중견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510만원,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내가 240만원을 번다. 정기지출은 공과금 23만원, 식비·생활비 205만원, 통신비 24만원, 교통비·유류비 55만원, 보험료 80만원, 부부 용돈 총 60만원, 자녀 용돈 30만원, 기타 비용 25만원 등 502만원이다.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은 1년 기준으로 경조사비(100만원), 이발비·미용비(85만원), 휴가비용(150만원), 의류비(200만원) 등 535만원이다. 월평균 45만원씩 쓰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적금 총 200만원이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747만원을 쓰고 3만원을 잉여자금으로 남기고 있다. 자산으로는 자가 빌라(시세 4억원)와 현금 8200만원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부부의 가계부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대출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없고, 매월 200만원씩 적금을 붓고 있어서다. 적자도 나지 않는다.

그럼 부부 가계부의 상태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일단 부부가 가장 혼란스러워하던 '첫째 자녀의 독립과 정부 혜택'을 둘러싼 오해부터 바로잡아 보자. 결론을 말하자면, 첫째가 소형 빌라를 매수하더라도 추후 신혼부부 특별공급 같은 정부 지원을 받는 데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무주택 세대구성원'이기만 하면 자격을 주기 때문이다. 매수했던 빌라를 결혼 전에 처분해 무주택 상태를 맞추면 된다. 

고민 하나를 없앴으니 이제 지출을 줄여보자. 큰 스트레스 없이 즉각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통신비(24만원)를 살펴봤다. 현재 부부와 둘째(22) 등 총 3명이 꽤 비싼(8만원) 이동통신요금제를 쓰고 있다. 사용 패턴을 분석해 보니, 부부의 데이터 사용량이 기본 제공량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이에 따라 부부는 요금제를 8만원에서 5만원으로 각각 3만원씩 줄였다. 기본 제공량은 줄어들지만 데이터를 다 쓰더라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속도 제한'이 있긴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부부는 통신비를 24만원에서 18만원으로 6만원 절감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여유자금은 3만원에서 9만원으로 늘어났다.

본격적인 재무설계를 위한 몸풀기를 했으니, 다음편에선 지출이 큰 부분을 살펴볼 계획이다. 부부 가계부엔 200만원을 넘는 식비·생활비와 과도하게 책정된 보험료(80만원) 등 지출 거품이 껴 있다. 구체적인 과정은 2편에서 이어가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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