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양진경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약세로 돌아서면서 증권가에서 목표 주가 하향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 주가도 최고가가 최저가의 2배에 달하는 등 크게 엇갈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흔들리는 증권가 전망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하락장 들어서자 쏟아지는 ‘하향’ 전망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지난달부터 지난 19일까지) 국내 상장사에 대한 목표 주가 하향 보고서는 총 1277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목표 주가 상향 보고서는 673건에 그쳤다. 하향 보고서가 상향 보고서의 1.9배에 달한 셈이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91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7월 말 5500선까지 추락하자, 증권가에서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낮췄다는 평가다.
반면, 상반기(1~6월)에는 목표 주가 상향 보고서(4514건)가 하향 보고서(981건)의 4.6배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올해 초 4300선에서 9100선까지 치솟는 역사적인 랠리가 펼쳐지자, 증권사들도 ‘사자’를 외치면서 목표 주가를 줄줄이 높여 잡은 것이다. 상승장에서는 ‘상향’을, 하락장에서는 ‘하향’ 보고서가 쏟아지는 등 시장 분위기에 따라 증권사들의 분석도 오락가락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목표 주가 조정은 애널리스트가 시장을 예측한다기보다 새롭게 확인된 주가와 실적 정보를 모델에 반영하는 과정에 가깝다”며 “특히 상승세에 있는 종목의 주가 하락을 내다보거나 하락세에 있는 종목의 상승 반전을 예단하는 건 책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모습.//뉴스1◇목표 주가도 2배 차이
국내 대형주에 대한 주가 전망도 2배 넘게 차이 나기도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 최고가는 65만원(한국투자증권), 최저가는 30만원(BNK투자증권)이었다. 최고가가 최저가의 2배를 넘어설 만큼 분석이 달랐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목표 주가로 65만원을 내다본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년 공급 계약 비율이 늘고 있고, 내년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가격 상승 가능성도 있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바탕으로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고 했다. 반면, 30만원을 제시한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의 정점이 지나갔다”고 했다. 35만원을 내다본 키움증권은 “내년도 D램 부문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6%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전망치와 시장 금리 조정을 반영해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 차이가 주가 전망 격차로 이어진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 /조선DB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최근 1개월 동안 목표 주가 최고가(470만원)가 최저가(148만원)의 3.2배에 달했다. 가격 차이는 종목 분석의 초점에 따라 갈렸다. 가령 높은 목표가를 내건 KB증권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더 심화될 것이라며 ‘공급’에 주목했다. 반면 하향 전망을 내놓은 BNK증권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들이 AI(인공지능) 투자의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했다며 하반기 ‘수요’ 둔화로 인해 주가 반등이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업황 사이클에 따라 기업 실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초대형주마저 주가 전망이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주가 변동성도 역대급으로 커졌기 때문에 편차가 더 증폭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