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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0% 쿠폰의 유혹…삼전·하이닉스 ELS로 몰린 한국 개미

레버리지 ETF 투자 막히자 ELS로 우회
7월 한 달 3조5000억…3년 만에 최대
공격적 투자…‘제2의 홍콩H 사태’ 경고
지난 15일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을 통해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이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을 통해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이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으로 설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을 지난 달에만 3조 5000억 원 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자 외신도 주목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수익 ELS에 자금이 몰렸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막힌 탓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상품이 수익이 높은 대신 손실을 내기도 쉬운 구조라며 ‘제2의 홍콩H지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금융투자협회를 인용해 7월 ELS 판매액이 약 3조 5000억 원이라고 보도했다. 2023년 4월 이후 최대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이 판매를 이끌었다. 이들은 연 40~50%의 쿠폰을 제시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성향이 꺾이지 않고 수익률을 높일 공격적인 다른 경로를 찾아 나섰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금융당국이 개인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수요를 억제하는 조치를 내놓은 것과 맞물린다. 레버리지 ETF는 지난달 코스피가 22% 급락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의 대형 급락장이 개인의 위험 선호 자체를 꺾지는 못하고 선택하는 상품만 바꿔놓은 셈이다. 최근 주가 조정이 ELS에는 유리한 진입 시점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하나만 주가 70% 빠져도…연 43.4% 쿠폰의 이면
연합뉴스 연합뉴스ELS는 기초자산이 미리 정한 구간에 머무르는 동안 쿠폰을 지급하지만 시장이 급락하면 상당한 손실 위험을 안는다. 메리츠증권은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연 43.4%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를 발행했다. 약관에 따르면 두 종목 중 하나라도 상품 존속 기간에 70% 급락하고 만기 시점에 최초 기준가를 크게 밑돌면 투자자는 원금을 잃는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와 LG전자를 기초자산으로 연 최대 50% 쿠폰을 내걸면서 지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30~10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막상스 비소 아르케비움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LS 발행은 통상 조정이나 변동성 충격 뒤 진입 가격이 좋아 보이고 쿠폰이 올라갈 때 늘어난다”며 “위험은 좋은 기업과 안전한 진입 가격을 혼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올랐지만 6월 사상 최고가보다는 각각 22% 이상 낮은 수준이다. 두 회사는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 환원을 준비하고 있다.

구조화 상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국내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다. 2016년 브렉시트, 2020년 유가 급락, 2021~2024년 중국 주식 부진이 시장에 타격을 줬다. 2024년 상반기에는 만기가 도래한 중국항셍기업지수(홍콩H지수) 연계 E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다. 당시 손실이 확정된 계좌의 원금은 10조 4000억 원으로 손실 금액이 4조 6000억 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조사 결과 일부 대형 증권사가 위험한 중국 연계 구조화 상품의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구조화 상품 감독을 강화한다. 상품이 녹인(Knock-in·기초자산이 미리 정해둔 한계를 벗어나 손실에 진입하는 것)구간에 근접하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알리도록 하고, 시장 여건이 위험을 크게 높이면 상품을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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