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로고가 쓰인 뉴욕의 길거리./연합뉴스미국 텍사스주 댈러스가 뉴욕 월스트리트에 맞서는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이어 모건스탠리도 대규모 거점을 마련하기로 하면서다. 높은 세금과 규제에 대한 뉴욕 금융권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취임 이후 이런 움직임이 더 빨라질지 주목된다.
21일 뉴욕포스트와 댈러스시가 공개한 계획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2031년 새 거점에 입주한 뒤 2035년까지 3800명, 2039년까지 최대 4800명 규모로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기존 인력을 댈러스로 이전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신규 채용하는 방식이다.
모건스탠리가 들어설 곳은 금융 회사들이 몰려 있는 댈러스 도심 지역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이곳을 ‘욜스트리트(Y’all Street)’라고 부른다. 뉴욕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 미국 남부에서 ‘여러분’을 뜻하는 ‘Y’all’을 붙인 말이다. 모건스탠리는 우선 댈러스 도심의 파운틴 플레이스에 입주한 뒤 새 고층 빌딩이 완공되면 옮길 예정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모건스탠리는 최근 뉴욕 이외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직원 약 3000명이 근무하는 조지아주 앨퍼레타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내건 댈러스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댈러스 시의회는 지난 6월 일정 규모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최대 1850만달러(약 256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10년간 재산세를 90% 감면하는 인센티브를 통과시켰다.
월가의 ‘텍사스행’은 모건스탠리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2028년까지 댈러스에 80만제곱피트(약 7만4300㎡) 규모의 새 캠퍼스를 짓고 직원 5000명을 둘 계획이다. 뉴욕 맨해튼 본사를 제외하면 미국에서 가장 큰 골드만삭스 거점이 된다.
JP모건체이스도 미국에서 텍사스에 가장 많은 직원을 두고 있다. 웰스파고는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 인근에 캠퍼스를 마련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댈러스에 새 사무용 건물을 짓고 있다.
텍사스가 금융회사를 빨아들이는 배경에는 낮은 세금과 기업 친화적 규제가 있다. 텍사스는 주(州) 개인소득세가 없는 데다 지방정부도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앞세워 금융회사 유치에 나서고 있다. 뉴욕의 높은 세금과 생활비에 부담을 느끼는 금융회사와 직원들에게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뉴욕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인 맘다니 시장의 등장 이후 금융권의 경계감이 커졌다. 맘다니는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무상 버스, 보편적 보육 등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욕의 주요 재계 단체인 ‘뉴욕시 파트너십(Partnership for New York City)’의 스티브 풀롭 최고경영자(CEO)는 “아폴로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이 최근 몇 달 사이 텍사스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수천 개의 일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뉴욕이 세금을 올리는 동안 텍사스는 세금 감면 등을 앞세워 일자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