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불법 중개 감시 강화 방침
의무가입·직접 징계권은 개정안서 제외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26일 서울 관악구 협회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및 법정단체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민하 기자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오는 28일 27년 만에 법정단체 지위를 회복한다. 협회는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회원 윤리규정을 마련하고 전세사기와 불법 중개 감시, 소비자 보호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회원 의무가입과 협회의 직접적인 징계·단속 권한은 이번 법 개정에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은 정부·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26일 서울 관악구 협회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및 법정단체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법정단체 전환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11만 공인중개사의 목소리를 국가 제도 안에서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협회는 회원 권익만 대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규제와 윤리 확립, 소비자 보호,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 등 공적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윤리규정을 정비하고 불법·불공정 중개 행위에 대한 자율관리와 분쟁 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협회는 전세사기와 무자격 중개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김 회장은 “개인 간 직거래를 제한할 수는 없지만, 직거래를 가장한 불법 중개나 계약 사기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며 “관계 기관과 합동 점검 계획을 세우고 불법 중개 행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정단체 전환 이후에도 협회가 회원을 직접 징계하거나 불법 중개 행위를 단속할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공인중개사법 개정 과정에서 회원 의무가입과 협회의 지도·단속권은 제외됐다.
협회는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제정하는 윤리규정을 바탕으로 자율규제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윤리규정을 위반한 회원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건의하고 정부·지자체와 민관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회원이 공인중개사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더라도 협회가 대응할 수단이 부족했다”며 “직접적인 징계권은 없지만 지자체에 처분을 건의하고 합동 점검을 통해 전세사기 등 거래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에는 실수요자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제 완화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청년과 실수요자에 대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담을 낮춰 주택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거용 오피스텔과 지방 중소형 빌라·연립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기준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현장이 아니라 책상에서 답을 찾고 있다”며 “거래 당사자의 중간 가교 역할을 하는 공인중개사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롭테크 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제시했다. 협회가 운영하는 부동산 거래정보망 ‘한방’에 매물을 모아 허위 매물을 걸러내고, 프롭테크 업체가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은 “광고 시장에서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86년 설립됐으며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됐다. 오는 28일 개정 공인중개사법이 시행되면 27년 만에 법정단체 지위를 회복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협회 회원은 10만5801명으로 전체 개업공인중개사의 약 9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