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청사 지위로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 중인 나이지리아 LNG T7 야경./대우건설국내 건설주가 미국과 이란의 휴전 가능성에 급등세를 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전쟁으로 파괴된 중동 지역의 인프라 재건에 투입되면서 해외 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건설주, 종전 기대감에 급등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한국거래소의 업종별 주가 지수 가운데 KRX건설이 8.33%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852.58에서 6808.21까지 0.6% 떨어지는 등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국내 증시의 강세를 견인해 온 KRX반도체와 KRX정보기술이 각각 1.75%, 1.79%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동안 건설주가 지수를 떠받쳤다는 평가다.
종목별로 보면, 현대건설이 14.59% 폭등하며 건설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대우건설(14.3%), GS건설(6.18%), DL이앤씨(2.95%) 등 주요 건설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건설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배경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가능성이 떠오르면서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란 안보 기관과 파키스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의 휴전이 합의됐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모신 나크비 내무 장관은 지난 24일 이란 지도부와 회담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번 동력이 추가 진전과 역내 항구적 평화의 길을 여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미국과 이란이 조만간 휴전을 발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동 재건의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있는 한국 건설 기업들이 주목받은 것이다.
전남광주 광산구 황룡강 하류 장록습지. 사진 뒤로 호남 반도체 팹이 들어설 군 공항부지가 있다./김영근 기자◇국내 메가 프로젝트도 속도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단지 조성 등 메가 프로젝트도 건설주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공장뿐 아니라 전력 공급을 위한 원자력 발전소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설 업종의 주가 변동성은 높아졌지만 하방보다 상방 여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원자력 발전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 협약, 삼성전자의 생산 라인 발주, GS그룹 11월 AI 데이터센터 착공 등 메가 프로젝트들이 예상보다 빨리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건설주의 실적을 견인할 ‘효자 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가장 유효한 상승 재료는 데이터센터”라며 “GS그룹의 동해 AI 데이터센터 소식이 나올 것이고, DL이앤씨도 하반기에 2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