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홍콩 3수 만에 중국 승인 획득
기업가치 4년 만에 1000억→270억 달러로
美 에버레인 안보심사…파리에선 매장 철수
신생 브랜드 인수 검토…中 리스크는 과제로
내달 1일 IPO 예정…이례적 6개월 보호예수
파리 BHV 백화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 연 쉬인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중국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이 기업공개(IPO) 도전을 삼수 만에 본격 추진하고 있지만, 실적 하락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매출도 줄고 영업이익률도 감사하며 기업가치는 4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금 보유한 20개 브랜드의 합산 매출은 5억 8000만 달러에 그칩니다. 2025년 전체 매출 418억 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규모입니다. 이에 쉬인이 인수합병(M&A)으로 ‘패션업계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쉬인글로벌홀딩스의 창업자 스카이 쉬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기업공개(IPO)를 앞둔 투자자 설명회에서 다른 패션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제휴하고, 중국에 구축한 단기 회전형 공급망을 활용해 이들 브랜드의 매출과 마진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AWS가 다른 기업 웹사이트의 디지털 기반을 제공하며 눈에 띄지 않게 온라인 전반에 자리 잡은 것처럼, 기성 브랜드와 신흥 브랜드가 중국 기반 공급망 인프라를 후방에서 활용해 성장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쉬인의 네트워크에는 위탁 제조업체와 독립 디자이너, 상인 등 7500개 이상의 파트너가 포함돼 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쉬인은 운영에 문제가 있는 기성 브랜드와 규모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신생 브랜드를 대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제조 등 기능은 자사 플랫폼으로 옮기되 디자인·마케팅 조직은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한 관계자는 1회 주문 평균 100달러 수준, 즉 통상적인 쉬인 구매액의 두 배를 쓰는 브랜드를 겨냥해 고가 소비자층으로 접점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쉬인은 3월 말 기준 약 148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쉬인, 에버레인 인수 美 안보심사…파리 BHV선 철수
시위대가 쉬인 입점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환의 배경에는 성장을 뒷받침했던 세계화 전략의 한계가 있습니다. 쉬인은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려 최저가와 쏟아지는 신상품, 소액 소포 관세 면제 제도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의 수백만 소비자를 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무역장벽은 핵심 전자상거래 사업의 비용을 끌어올렸고, 아마존이나 PDD홀딩스의 테무 같은 제3자 마켓플레이스로 다각화하려던 시도는 품질 관리 문제와 성인용 인형 같은 논란 상품으로 얼룩졌습니다. 쉬인은 IPO 서류에서 이익 감소와 매출 성장 둔화를 공개했습니다.새 전략은 이미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쉬인은 올해 초 미국 밀레니얼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을 약 80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거래는 완료됐지만 미국 재무부가 주도하는 부처 합동 기구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이 인수에 대한 국가안보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운영해온 프랑스 파리 중심가의 BHV 백화점과 제휴도 중단됐습니다. 패션의 본토 성지에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가 입점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쉬인은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철수해야 합니다.
패션 공급망을 연구하는 상하이 둥화대의 선빈 경영학 교수는 “중국의 공급망은 쉬인의 최대 경쟁 우위이면서 동시에 가장 큰 전략적 집중 리스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역량은 다른 곳에서 복제하기가 극히 어렵다”면서도 “동시에 이런 집중은 쉬인을 관세와 지정학적 긴장, 노동 문제, 지속가능성 논란에 노출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전략 전환이 목표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만한 가치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자라 모회사 인디텍스나 스웨덴 H&M 같은 기성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으로 주가를 평가할 수 있는지, 사업에 걸린 지정학적 위험을 어떻게 반영할지 등을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인디텍스의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를 넘고 영업이익률은 약 20%입니다. 공모 서류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3%였습니다.
팬뮤어리베룸의 아누바브 말호트라 소비재 주식 애널리스트는 “인디텍스와 H&M은 경기 순환을 넘어 투자자에게 성과를 내온 아주 긴 실적을 갖고 있지만 쉬인은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며 “쉬인의 성공은 다른 기업보다 규제에 조금 더 많이 좌우된다”고 말했습니다.
쉬인 기존 투자자 신주까지 락업…이례적 6개월 보호예수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상장 자체도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 규제 당국은 쉬인이 중국 내 매출이 없음에도 해외 상장에 자국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보고 2024년 상장 계획을 뉴욕에서 런던으로 옮겼지만 베이징의 승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이후 홍콩 상장으로 방향을 틀며 몸을 낮췄습니다. 쉬 CEO는 올해 초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 공급망 거점인 광둥성에 대한 투자 확대를 약속했고, 본사를 중국 본토로 되돌리는 방안까지 검토했습니다. 결국 지난달 중국의 상장 승인을 받았습니다. 기업가치 700억 달러 이상 감소라는 대가를 치른 뒤였습니다. 2022년 정점에 1000억 달러에 달했던 비상장 기업가치는 이번 IPO에서 최대 270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이마저도 홍콩 증시 공모에서 18억 달러를 모두 조달할 경우 가능한 수준입니다.
쉬인은 내달 1일 홍콩 증시에 상장합니다. 공모 규모 18억 달러 중 4억 달러는 코너스톤에 배정됐고 남은 기관투자가는 5억~6억 달러를, 일반 개인투자자는 10% 수준을 배정받습니다. 기존 투자자들은 새로 받는 주식까지 6개월간 팔지 않겠다는 락업에 동의할 계획입니다. 통상 IPO 이전 투자자는 상장 전 보유 지분에만 6개월 보호예수를 적용받는 만큼 드문 일입니다. 이는 시장 안착을 위한 조치임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입증하는 결과입니다. 패스트패션 기업으로써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냈던 쉬인이 상장을 계기로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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