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이란 때려 올린 유가 잡나…트럼프, 베네수엘라 유전 확보 눈앞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유전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합의에 근접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서반구 중심의 원유 공급망을 구축, 중동과 러시아발 공급 불안에 대한 노출을 줄임으로써 트럼프가 내세워온 ‘돈로주의’를 경제적으로 구현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27일(현지시간)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와 유전 지분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는 세계 최대 확인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미국의 원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 늘리는 역사적 합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이를 대형(huge) 계약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과소평가”라며 “이는 엄청난(massive) 합의”라고 표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협상을 이끄는 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이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전쟁부)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해 카운터파트와 구체적 내용을 협의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역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협의의 대상이 되는 건 확인매장량 약 900억 배럴을 보유한 생산 유전 10여 곳이다. 다만 악시오스는 이는 베네수엘라의 전체 확인 매장량인 3000억 배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협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미국에 유전의 지분을 넘기는 대신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기업 등 민간의 유전 개발 투자를 통해 보다 많은 원유 관련 수익을 얻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악시오스는 이번 합의가 타결된다면 트럼프의 임기를 대표할 만한 치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돈로주의를 표방하며 서반구에서 미국의 주도권 강화와 미국의 에너지 안보 확보 등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돈로주의는 서반구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역외 세력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트럼프식 먼로주의를 뜻한다.

또다른 당국자는 트럼프가 “미국뿐 아니라 서반구 전체의 에너지 미래를 향후 수세대에 걸쳐 확보하는 데 가까워졌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미국이 베네수엘라 유전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면, 이는 미국 중심의 독자적 서반구 원유 공급망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아 유가와 물가가 뛰면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부 제재까지 유예했는데, 이런 ‘나쁜 공급자’들의 교란 행위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셈이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을 승인하기 전부터 베네수엘라 유전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는 마두로 축출 직후 “베네수엘라와 미국을 합치면 세계 석유의 55%를 갖게 된다”며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미국이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전 지분 확보가 당장 원유 공급량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여 여러 달 동안 불확실성에 시달려 온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가 스스로 만든 위기를 ‘트럼프식 거래’로 수습하고, 이를 정치적 성과로 부각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악시오스는 “합의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확실치 않지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다음 주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에너지부는 미국 기업이 원유를 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