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컨테이너 법적 분류 명확화, 세부담↓
전기차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구독 가능
외국인 비자·산업단지 창고 규제도 손질
정부가 기업의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거나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현장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컨테이너의 법적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해 취득세·재산세 등 추가 비용과 인허가 부담을 줄이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는 주차로봇 설치를 허용한다.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할 수 있도록 해 배터리 구독·리스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의 시장 진입도 지원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요 경제협·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현장 건의를 바탕으로 추진한 규제 합리화 성과를 공유하고 이같은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경제단체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손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 총리 취임 후 지난 12일 중기ㆍ벤처ㆍ스타트업 대토론회와 20일 AI·로봇·바이오·핀테크 등 신산업분야 간담회에 이어 경제계 대표들과 종합적인 규제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이번 규제 개선을 ▷미래 신산업 성장 지원 ▷산업 현장 규제 개선 ▷생활편의 및 권익 증진 등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특히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불합리한 행정절차와 획일적인 기준을 합리화하고, 신기술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등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다음달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ESS 컨테이너의 법적 분류(건축물, 가설건축물, 공작물 등)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취득세·재산세 발생 등 사업자의 불필요한 인·허가 행정절차 및 추가비용 발생을 방지키로 했다.
ESS 컨테이너는 지붕과 벽이 있고 토지에 고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일부 자치단체에서 건축물로 분류해 별도의 건축 인허가를 요구하고, 건폐율·용적률 및 단열기준 등을 적용해왔다.
ESS에 대한 국공유지 임차기간을 현행 10년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추진하고, ESS 사업장의 전기안전관리자 선임기준을 완화해 사업자의 인력운영 부담도 줄일 예정이다.
현재 연구개발용 수소용품(연료전지 등)도 내년 3월까지 별도의 안전기준을 마련해 수소 신기술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한다.
또 아파트·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에 주차로봇 설치를 허용해 주차 편의성을 향상하고, 스마트 주차산업의 시장 확대를 지원한다.
전기차는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해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현재는 차량 단위로만 등록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배터리를 별도로 소유하거나 구독·리스하는 사업이 가능해진다. 오는 10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실제 차량을 판매할 예정으로,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도록 법령 정비 등 제도화 추진 예정이다.
산업단지 입주기업이 다른 공장의 일부 공간을 추가 창고로 임차할 수 있도록 해 일시적으로 늘어난 보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산업단지 내 유휴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등 고압가스 저장시설의 출입문 방향을 둘러싼 법령 간 기준 차이도 해소한다. 근로자가 상주하지 않는 고압가스 저장시설은 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것도 가능하도록 규정을 명확히 한다.
플레어스택(비상가스 안전굴뚝)의 발열량 기준도 운전 특성에 맞게 합리화한다. 비상·간헐적으로 운전되는 플레어스택에 획일적인 발열량 기준을 적용하면서 보조연료 사용이 늘고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현장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 외에 행정 편의를 높이는 규제 개선도 추진한다. 공공 마이데이터 보험 묶음정보에 가족관계증명서를 포함해 보험 관련 서류 제출 부담을 줄인다. 기존 공인중개사 등이 부동산 공동중개 배제하거나 부당한 담합행위를 하는 경우 처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한다.
기업이 외국인 전문인력을 채용하기 전에, 사전에 비자 발급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기업 맞춤형 외국인 채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현재 전문인력 등 특정활동(E-7) 비자를 소지한 외국인이 비자 연장 신청 시 출입국·외국인청(사무소)를 방문함이 없도록 전자민원 신청 대상을 2027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지난해 경제단체가 건의한 ‘메가샌드박스’가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메가특구’로 발전하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모델로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연결을 통해 기업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