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 증후군·막차 수요 작용
서울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
지난달 7934명 ‘역대 최대’
기준금리 3%대… 부담 가중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공포 심리가 고금리와 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마저 넘어서고 있다. 기준금리 3%대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매수세가 쏠리면서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약 한 달 만에 2조 원 넘게 불어났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생애 최초 아파트 매수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15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말(778조9791억 원) 대비 2조1717억 원 증가한 수치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연일 높였지만, 폭발하는 매수 심리를 억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월 말 617조9411억 원에서 26일 기준 620조1923억 원으로 2조2512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소폭 줄었는데도, 주담대 홀로 2조2000억 원 이상 증가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키웠다.
금융권에선 이러한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무주택자들의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과 대출 규제를 전후한 ‘막차 수요’를 꼽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당장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포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한도 축소 조치에 서둘러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도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선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생애최초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주택 등) 매수자 수는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8일 집계 기준 지난달 서울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자 수는 7934명으로, 이는 2021년 5월 9304명 이후 최대치다. 전월(7210명)에 견줘 10% 증가했다. 지난달 20대와 30대 매수 비중을 보면 66.7%로(5291명), 서울 집합건물 10채 중 7채를 2030세대가 사들인 셈이다.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가 몰리면서 20대와 30대 매수자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총량관리 3% 확대, 보금자리론 소득자격 인정요건 기준완화 등 2030세대 무주택자들에게 완화적인 금융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15억 원 이하 지역들이 서울 전체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순환매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몇 년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도 급감할 전망이어서 ‘외곽지 불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2021년 4월 이후 약 5년여 만에 월간 기준 최저치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