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사망해야 보험금을 받는다’는 공식 탓에 2030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종신보험이 달라지고 있다. 부모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확대된 데다, 7년 유지 시 높은 환급률을 내세운 이른바 ‘700종신보험’도 등장하면서다. ‘죽어서 남기는 돈’에 머물렀던 종신보험이 생전 현금흐름과 장기 보장을 함께 활용하는 상품으로 변하고 있다.
◆사후 상속 대신 생전 연금으로…사망보험금 활용도 넓어진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전체 생명보험사로 확대되면서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이 관련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보험료 납입이 끝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가운데 최대 90%를 생전에 연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만 55세 이상 계약자 가운데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9억원 이하 ▲보험료 납입 완료 ▲계약기간과 납입기간 각각 10년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 전부가 아닌 일부만 유동화할 수 있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면서도 일정 규모의 사망보험금을 남겨둘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사망보험금 1억원인 계약자가 55세부터 보험금의 90%를 30년간 유동화할 경우 연평균 약 168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70세부터 80%를 5년간 유동화하면 연평균 약 962만원을 받을 수 있다.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실제 지급액은 가입 당시 예정이율과 해약환급금, 가입 연령, 유동화 시점과 지급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유동화를 신청하면 줄어든 사망보험금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생전에 받는 금액이 많아질수록 사망 후 유족에게 돌아가는 보험금은 줄어든다. 부모의 노후 생활비뿐 아니라 향후 상속 재원까지 고려해 유동화 비율과 기간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7년 유지하면 환급률 100% 수준…‘700종신’도 등장
종신보험 시장에서는 높은 환급률과 장기 사망보장을 결합한 이른바 ‘700종신보험’도 확산하고 있다. 기존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일정 기간 계약을 유지하면 환급률을 높이고 장기 유지 시 사망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바꾸고 있다.
700종신보험은 통상 가입 후 7년 시점에 해약환급률을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계약을 장기간 유지할수록 사망보험금이 최초 가입금액의 최대 7배까지 늘어나도록 설계한 상품을 일컫는다.
기존 단기납 종신보험이 짧은 보험료 납입기간과 높은 환급률을 앞세웠다면, 700종신보험은 상대적으로 긴 유지기간을 전제로 환급률과 사망보장을 함께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상품에 따라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적립금을 중도 인출할 수 있는 유니버설(UL) 기능으로 전환하거나 피보험자를 본인에서 배우자나 자녀로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경우도 있다. 사망보장에 집중됐던 종신보험의 활용 범위를 장기 자금관리와 가족 보장으로 넓힌 셈이다.
다만 높은 환급률만 보고 저축성 상품처럼 접근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사망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특히 약정된 유지기간을 채우기 전에 해지하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종신보험의 흐름은 사망 이후 보장뿐 아니라 생전에 얼마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며 “부모 세대의 은퇴자금 보완 수단으로는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본인의 장기 자산관리 수단으로는 환급 구조와 유지기간을 충분히 따져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