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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어들어도 또 양보…테슬라 FSD의 서울 운전법 [카미경]

서울 삼성역 일대서 카카오T 미니밴 차량이 끼어들기를 시도하자, FSD 라이트 작동중이던 2021년형 모델3가 속도를 줄여 양보해주는 모습(카메라 2대 동시 촬영본을 한 장으로 편집했습니다.)/사진=조재환 기자 서울 삼성역 일대서 카카오T 미니밴 차량이 끼어들기를 시도하자, FSD 라이트 작동중이던 2021년형 모델3가 속도를 줄여 양보해주는 모습(카메라 2대 동시 촬영본을 한 장으로 편집했습니다.)/사진=조재환 기자


테슬라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V14 라이트의 '신속 주행'은 이름 그대로 공격적인 운전을 도심에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심에서 직접 주행해본 결과는 예상과 다른 대처를 보였기 때문이다. 버스와 택시의 차로 변경에 공간을 내주고, 녹색 신호에도 교차로를 무리하게 통과하지 않는 등 주변 교통 상황에 따라 양보를 우선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최근 2021년형 미국산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에 적용된 감독형 FSD V14 라이트를 서울 강남 일대에서 주행했다. 선정릉역과 남부터미널역 사거리, 삼성역 코엑스 등 평소 차량과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구간을 중심으로 시스템의 실제 대응 능력을 살펴봤다.

FSD V14 라이트는 운전자가 주행 성향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주행에서는 일부 구간에 '스탠더드'를 적용했고,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빠른 주행을 지향하는 '신속 주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신속 주행을 선택했다고 해서 앞차를 적극적으로 따라붙거나 다른 차량의 진입을 차단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복잡한 도심 상황에서는 속도를 낮추거나 다른 차량에게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눈에 띄었다.

첫 번째 사례는 도로 끝 차로에 트럭이 정차해 있던 상황에서 나타났다. 옆을 달리던 버스가 트럭을 피해 모델3의 차로로 진입하려 하자 FSD V14 라이트는 버스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공간을 내줬다. 당시 주행 설정은 스탠더드였다. 차로 변경을 마친 버스 운전자는 비상등을 켜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 사거리에서 테슬라 모델3가 보행자 빨간불 신호에도 보행자가 다 통과하지 않자 기다리는 모습. 이 때 FSD V14 라이트의 주행모드는 빨간색이었다.(두 대의 카메라 동시 촬영본을 한 장의 사진으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 사거리에서 테슬라 모델3가 보행자 빨간불 신호에도 보행자가 다 통과하지 않자 기다리는 모습. 이 때 FSD V14 라이트의 주행모드는 빨간색이었다.(두 대의 카메라 동시 촬영본을 한 장의 사진으로 편집했습니다.)/사진=조재환 기자


보행자가 많은 교차로에서도 비슷한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정릉역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시도할 당시에는 신속 주행이 설정된 상태였다. FSD는 우회전 과정에서 녹색 보행자 신호를 확인하고 정차했다. 이후 통과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뒤늦게 횡단보도로 뛰어오는 보행자를 감지해 다시 기다렸다.

보행자 신호가 적색으로 바뀐 이후에도 곧바로 가속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났다. 횡단보도 주변에 통행을 이어가는 보행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속 주행이라는 명칭과 달리 실제 판단에서는 보행자 통행 상황을 우선적으로 살피는 모습이었다.

남부터미널역 사거리에서는 FSD의 또 다른 특징이 나타났다. 이곳은 교통량이 많을 때 교차로 안까지 차량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꼬리물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당시 전방 신호는 녹색이었지만 FSD V14 라이트는 앞차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교차로를 완전히 빠져나갈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듯 앞차와 거리를 두고 서서히 움직였다.

결국 해당 신호 주기에는 교차로를 통과하지 못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차량이 횡단보도나 교차로 내부에 정차하는 상황을 피하면서 이후 보행자 통행 공간을 확보했다.

서울 삼성역 코엑스 일대에서도 양보 성향은 이어졌다.

오른쪽 차로를 달리던 카카오T 차량이 기자가 탄 모델3 앞으로 차로 변경을 시도하자 FSD는 이를 감지하고 진입 공간을 내줬다. 해당 차량은 차로 변경을 마친 뒤 비상등을 작동했다.

이어 교통 정체 속에서 오른쪽에 있던 기아 EV6 개인택시가 진입하려는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앞차와의 간격을 좁히지 않았다. 이후 다른 구간에서는 우회전하며 진입하려는 테슬라 모델Y에게도 공간을 내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서울 삼성역 일대서 카카오T 차량이 모델3 앞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자, FSD V14 라이트 상태의 모델3가 공간을 내주며 끼어드는 차량을 양보해주는 모습(두 대의 카메라 동시 촬영본을 한 장의 사진으로 편집했습니다 서울 삼성역 일대서 카카오T 차량이 모델3 앞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자, FSD V14 라이트 상태의 모델3가 공간을 내주며 끼어드는 차량을 양보해주는 모습(두 대의 카메라 동시 촬영본을 한 장의 사진으로 편집했습니다.)/사진=조재환 기자


이번 주행만으로 FSD V14 라이트의 모든 판단 성향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도로 상황과 주변 차량의 움직임, 보행자 위치 등에 따라 시스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제공되는 FSD는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즉시 개입해야 하는 감독형 주행보조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이번 서울 도심 주행에서는 한 가지 특징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신속 주행'을 선택했더라도 시스템이 모든 상황에서 빠른 통과를 최우선으로 두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버스가 들어오면 공간을 내주고, 보행자가 나타나면 기다렸다. 녹색 신호에서도 전방 공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교차로 진입을 서두르지 않았고, 옆 차량이 차로 변경을 시도할 때도 이를 막기 위해 급하게 간격을 좁히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주행보조 시스템의 성능을 평가할 때 단순히 '얼마나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했느냐'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통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보행자와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느냐가 실제 사용 경험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FSD V14 라이트가 실행된 2021년형 테슬라 모델3가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정차한 모습/사진=조재환 기자 FSD V14 라이트가 실행된 2021년형 테슬라 모델3가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정차한 모습/사진=조재환 기자


다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판단은 또 다른 숙제로 남는다.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양보하거나 머뭇거린다면 뒤따르는 차량의 흐름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안전을 위한 양보와 원활한 교통 흐름 사이에서 얼마나 사람 운전자와 비슷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가 앞으로 살펴볼 부분이다.

이번 주행에서 확인한 FSD V14 라이트의 '신속 주행'은 적어도 무조건 빠르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모드는 아니었다. 이름은 '신속'이었지만,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보여준 실제 운전 방식은 오히려 '양보'에 가까웠다.

서울 서초와 강남 일대서 진행한 테슬라 FSD V14 라이트의 주행 모습은 <블로터> 자동차 영상 채널 '카미경'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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