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쓰레기통 왜 안 비우죠?” 27장짜리 민원 쏟아져…골머리 앓는 英 공무원, 무슨 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단순한 생활 민원도 인공지능(AI)을 거치면서 수십 페이지짜리 장문 민원으로 바뀌고 있다. 영국에서는 AI 챗봇을 활용해 법률과 판례 등을 덧붙인 민원이 잇따르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공공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AI를 활용해 각종 규정과 법률 조항을 인용한 장문의 민원을 작성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라면 A4 용지 한 장이면 충분했을 ‘쓰레기통이 비워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민원이 AI를 거치면서 판례와 법률 조항 등을 담은 19~27페이지 분량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과태료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복지 혜택 판정에 불복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퍼지고 있다. 문제는 민원 분량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AI가 잘못된 법률 조항을 인용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어 공무원들이 관련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고 법률 자문까지 거쳐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있다.

지방 정부 변호사 협회는 급증하는 민원을 감당하려면 처리 인력을 현재의 두 배로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원 처리량이 늘면서 답변과 처리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민원 분량을 제한하는 양식을 도입하는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학교·정보공개 부서도 ‘장문 민원’ 몸살…AI의 순기능도
학교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학교 지도자 협회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AI를 이용해 장문의 불만 사항을 여러 건 제기하면서 교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영국 정보감독청(ICO)과 전국 데이터 보호 책임자 협회 역시 AI를 활용한 정보공개 청구가 늘면서 잘못된 법률 인용이나 복잡한 요청으로 인한 ‘숨겨진 업무량’이 증가하고 행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AI를 활용한 민원 작성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다양인이나 자신의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AI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메일 중심으로 소통 방식이 바뀌면서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민원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다.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은 AI가 작성한 장문의 민원을 다시 AI로 요약해 한 페이지 분량의 답변을 만드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학부모나 주민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등 기존의 소통 방식을 되살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악성 민원 2만 건 시대, 선생님에게 변호사가 필수가 되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