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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 전초전서 ‘우세’…의결권 자문사 8곳중 7곳, 고려아연 후보 지지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다음 달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고려아연의 감사위원 후보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를 지지해 이목이 집중된다. 백 감사위원 후보에 찬성 권고가 잇따르면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표 대결을 앞두고 현 경영진이 유리한 흐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의안분석 보고서를 공개한 주요 자문사 8곳 가운데 ISS, 글래스루이스,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PIRC, 서스틴베스트, ESG연구소, 한국의결권자문 등 7곳이 백 후보 선임에 찬성했다. 반면, MBK·영풍 측에서 추천한 박유경 후보를 지지한 곳은 한국ESG기준원 한 곳뿐이다. 자문사 권고만 놓고 보면 7대 1의 형세다.

백 후보에게 힘이 실린 핵심 배경은 회계·감사와 내부통제 전문성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백 후보는 딜로이트안진에서 30년간 파트너로 근무하며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경험을 쌓았다. 한국의결권자문은 현 감사위원회에 공인회계사 등 회계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백 후보 선임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백 후보 찬성을 권고한 점이 주목된다. 글래스루이스는 MBK·영풍 측이 딜로이트 출신이라는 이유로 백 후보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그가 고려아연 관련 업무를 직접 맡았거나 이해충돌이 있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사들은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통합 제련소 등 중장기 사업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대응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전략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감사위원회의 회계 전문성을 보강하는 편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다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가 주총 결과를 그대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때 자문사 의견을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7대1 구도는 고려아연 측에 더 힘을 실어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한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외신에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저널’(Foreign Policy Journal)의 티모시 메이슨 선임기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공급망 안보의 중심에 있는 소유권 문제(The Ownership Question at the Heart of Supply-Chain Security)’라는 제목의 특별기고를 게재했다. 기고에서 메이슨 선임기자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함께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는 “이 합작사업은 미국의 공급망 자립을 목표로 한다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공통된 의지에 힘입어 추진됐다”며 “해당 시설에서는 미국이 지정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 황산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려아연의 지분을 확대해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던 영풍과 MBK는 현재 테네시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앞서 MBK·영풍 경영진은 전략적 자산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은 한국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상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이슨 선임기자는 “업계에서 MBK가 영풍을 지원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제기돼 왔다”며 “고려아연이 한미 양국 공급망 정책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MBK의 소유·지배구조 생태계를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잠재적 지정학 위기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 동기가 거의 없는 소유·경영 구조조차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독일이 엘모스(Elmos) 공장 인수를 차단했던 것처럼 MBK·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도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K는 그간 제기된 중국투자공사(CIC)와의 연계설에 대해 “CIC는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의 다수 운용사에 투자를 진행하는 출자자에 불과하다”며 “6호 펀드의 나머지 출자자 역시 각국 연기금과 글로벌 기관투자자로 구성돼 있으며, 출자자가 개별 투자 결정이나 대상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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