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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년째 평행선’…9월 9일 임시주총서 재격돌

■ 영풍·MBK와 갈등 장기화 우려
감사위원 1석이 최대 승부처로
‘3%룰’에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최윤범 vs 연합 ‘표심 잡기’ 여론전
10월 콜옵션 등 불확실성 변수
영풍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선언한 지 2년이 흘렀지만, 양측의 치열한 법적 공방과 이사회 쟁탈전은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극심한 소모전 속에서도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본업 경쟁력을 입증했으나 다음 달 9일 임시 주주총회와 10월 영풍·MBK 연합 내 콜옵션 도래 등 경영권 향방을 가를 변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분쟁은 장기전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영풍·MBK 컨소시엄이 2024년 9월 13일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제기된 소송과 가처분 신청만 30여 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미국 대규모 제련소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 사용과 현지 투자 설명회를 두고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 등 고발전까지 벌어졌다.

분쟁 2년의 중대 분수령이 될 내달 9일 임시주총의 핵심 승부처는 단 1석만 선출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자리다. 함께 표결에 부치는 독립이사 4석(집중투표제)은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이 2석씩 분할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현재 14명(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인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 백인규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면 12대 7로 재편돼 현 경영진의 방어선이 공고해진다.

반면 영풍·MBK 측 박유경 후보가 선임되면 11대 8로 고려아연 경영진에 반대하는 사모펀드 세력이 강해져 경영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승부의 열쇠는 감사위원 선출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쳐 3%만 인정하는 ‘합산 3% 룰’이다. 영풍·MBK측 지분 우위(약 41%)가 무력화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소액주주의 표심이 당락을 가른다. 다급해진 영풍·MBK 측은 28일 주요 주주인 한화와 LG화학에 서한을 보내 독립적 감사위원 선임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 일부가 최 회장 일가가 투자한 기업에 후속 투자됐지만 감사위원회가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며, 감시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단순 출자자일 뿐 투자처 선정은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결정했고 금융당국 감리에서도 사익 편취는 확인되지 않았다” 면서 “주총용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일축했다.

2년간 이어진 공방 속에서도 고려아연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4446억원, 영업이익 1조3332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중국의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 수출 통제에 맞서 제련 부산물에서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친환경 회수 기술로 수익성을 극대화했고, 반도체 황산 증설과 귀금속 가격 상승이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선점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분쟁 장기화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한 부담이다. 당장 10월에는 영풍·MBK간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MBK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약 257만주(지분 약 12%)를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 요건이 충족돼 실행되면 MBK가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영풍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 물러난다. 합산 지분율은 그대로지만 경영권 확보에 치우친 영풍과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사모펀드 간 무게중심이 뒤바뀌는 만큼 분쟁 구도 자체가 요동칠 수 있다. 여기에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도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광물 기업들이 핵심광물 확보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는 국면에서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는 결국 비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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