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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마케팅 금지에…증권사만 배불려

환율 하락에도 규제 장기화
해외주식 매수·환율 인과관계 없는데
수수료 경쟁 차단에 투자자 부담 증가
서학개미 최근 두달 9.6조원 순매수
증권사 해외수수료 수익 역대 최대
고액자산가는 우대 요율 혜택 받아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및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및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스1금융당국이 환율 안정을 이유로 증권업계에 내린 해외주식 마케팅 금지령이 장기화하며 금융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와 환율 간 통계적 상관관계가 빈약한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 중반까지 내려앉으며 규제 명분이 사라졌지만 마케팅 족쇄는 풀리지 않고 있다. 당국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으로 투자자들은 고율의 수수료를 그대로 물고 있는 반면, 증권사들은 마케팅비를 아끼며 역대 최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중이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의 2024년 1분기부터 2026년 8월 28일까지 외화주식 결제액과 원·달러 환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해외주식 분기 순매수액과 분기 환율 증감률 간 상관계수(r)는 ‘-0.026’으로 집계됐다. 통계적으로 두 변수 사이 인과관계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기간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낸 분기마다 해외투자자들은 예외 없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69억 6600만 달러(약 9조 5748억 원)어치 사들였어도 환율은 1370원대로 전 분기 대비 11.31% 하락했다. 반면 2024년부터 현재까지 유일하게 해외주식 순매도(10억 9900만 달러·약 1조 5106억 원)가 이뤄진 올해 2분기 환율은 1562.47원으로 금융위기 후 최고점을 찍었다.

당국이 증권사 수수료 인하 경쟁을 인위적으로 틀어막자 증권사들은 2분기 해외주식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KB·키움·신한·메리츠·토스 등 9개 주요 증권사 2분기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은 총 9432억 원으로 1분기 5868억 원에서 60.7%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주식 조정이 길어지자 서학개미들이 다시 미 증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 두드러져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은 하반기에도 불어날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27일까지 약 두 달간 미 주식을 70억 3879만 달러, 약 10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순매수 규모(8조 7532억 원)를 넘을 정도다.

마케팅 제한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점유율 격차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해외주식 수수료 전면 무료화 등을 내세워 리테일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던 후발주자들은 답답한 처지다. 대형사 중심으로 고착화한 점유율 구조에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마케팅 외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힘든 탓이다.

실제 미국 주식 알고리즘 투자자인 30대 직장인 정씨는 0.25% 위탁수수료 부담에 증권사 고객센터에 협의수수료를 요청했지만 박탈감만 맛봤다. 금융당국의 해외주식 마케팅 자제 지침으로 일반 투자자 대상 수수료 할인이 전면 중단된 탓에 우대 요율을 적용받으려면 예탁 자산이 최소 2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은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대형 증권사들은 판관비를 아끼며 기존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유지하는 과점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시장의 자율 경쟁을 촉진해야 할 금융당국이 도리어 경쟁을 차단해 대형사 기득권을 보장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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