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1천억불 민간투자 가능”
셰브론 등 미 기업 투자계약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협약이 이행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정 매장량을 확보한 대규모 민간 업체가 등장하게 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에 관한 합의를 이뤘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미국 납세자 부담 없이 베네수엘라의 650억배럴 이상으로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와 미국 석유 기업의 베네수엘라 원유 채굴권과 관련해 협약에 이르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이번 합의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석유를 관리할 새로운 업체를 베네수엘라의 민간 사업자와 협력해 설립할 수 있게 된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해당 민간 석유 기업에 100년간 유전을 개발할 권리를 부여했으며, 미국은 소유 지분과 원유의 원가 매입권 등 이 회사의 실질 생산량 55%를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합의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 기업은 아람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정 매장량을 확보하게 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군사작전을 단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바 있다. 이후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적인 정책을 취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원유 매장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릴 이 역사적 거래는 석유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모든 미국인의 휘발유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며, 베네수엘라가 엄청난 성공과 위대한 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돕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합의를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우리나라가 거듭나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 민간 투자액이 1000억 달러 이상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베네수엘라에는 2090억달러 이상 세수가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셰브론을 비롯한 미국 에너지 대기업들도 현지 유전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기존 사업을 확대해 중질유전 2곳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 셰브론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하는 유일한 미국 대형 석유 기업으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와 3개의 합작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유전 업체인 할리버튼도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기업에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석유·가스 기업 경영진은 다음 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원유 생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의 주요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이번 투자에서 발을 뺀 상황이다. 이들 회사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집권하던 2007년 이뤄진 석유산업 국유화 선언으로 인해 투자 자산을 몰수당했다. 두 회사는 이를 계기로 현지에서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