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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저가폰]④ '초저가 강자' 中 트랜션, 가격 인상 생존 실험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초저가 스마트폰으로 신흥시장을 장악해온 트랜션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 부품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흔들리자 기존 초저가 가격 전략을 내려놓고 제품 가격을 높여 마진 지키기에 나섰다. 상반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비싸진 메모리 원가가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에도 판매량과 수익성을 함께 지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00달러 초저가 고집 접고 '가격 전략 전환'
트랜션이 지난해 선보인 아이텔 ‘A90’. 판매가격은 65달러(약 9만원)이다. /사진 제공=트랜션 트랜션이 지난해 선보인 아이텔 ‘A90’. 판매가격은 65달러(약 9만원)이다. /사진 제공=트랜션


트랜션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 10만~20만원대 스마트폰을 앞세워 성장한 중국 업체다. 주자오장 최고경영자(CEO)가 2006년 설립한 뒤 테크노·인피닉스·아이텔 등 저가 브랜드를 잇달아 키웠다.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커지던 2010년대에도 아프리카에서는 피처폰과 초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집중하며 중국 최대 휴대전화 수출업체로 올라섰다.

특히 구매력이 낮은 신흥국 소비자를 겨냥해 가격을 낮추고 현지 수요에 맞춘 제품을 내놓으면서 아프리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100달러(한화 약 14만원) 안팎 제품을 앞세워 2018년 아프리카 휴대전화 시장 1위에 올랐고 2020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이처럼 낮은 가격을 고집했던 트랜션도 메모리값 상승 앞에서는 저가 전략을 고수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동남아 시장에서 트랜션 ASP(평균판매가격)는 전년 동기보다 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장 평균보다 3%p(포인트) 높은 상승률이다.

회사는 초저가 제품 비중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대를 끌어올렸다. 트랜션에서 가장 낮은 가격대를 맡는 아이텔은 지난해 A90을 65달러(약 9만원) 아래에 선보였지만 올해 1분기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가격대가 더 높은 인피닉스 노트60 시리즈를 앞세워 20만~30만원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출하량 떨어져도 마진 개선…상반기 순익 46%↑초저가 경쟁력을 내려놓고 수익성을 택한 선택은 일단 먹혀들었다. 올해 상반기 트랜션의 매출은 354억3100만위안(7조2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85% 늘었다. 순이익은 17억7300만위안(3620억원)으로 46.22%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도 22.63%로 2.54%p 높아졌다.

특히 판매량 자체는 줄었는데도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집계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와 트랜션 점유율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올해 상반기 트랜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4050만대로 전년 동기 약 4750만대보다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물량 감소를 가격 인상으로 만회한 셈이다.

트랜션도 가격 인상이 상반기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서 "원가 변화와 시장 경쟁 상황에 맞춰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며 "전체적인 ASP가 상승하면서 판매량 감소에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싼 메모리 재고가 버팀목…하반기 원가 부담↑다만 비싸진 메모리 원가가 아직 실적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다. 상반기 실적 개선에는 과거 낮은 가격에 확보한 재고 덕도 있었다. 트랜션 측은 "비용 측면에서 과거 재고 영향으로 원가 상승이 다소 늦게 반영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메모리값 추가 상승에 대비해 재고도 크게 늘렸다. 상반기 말 재고자산은 189억3500만위안(3조87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2.69% 증가했다. 재고 확보에 현금이 투입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8억6100만위안(1조200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새로 사들인 메모리가 생산에 투입되는 하반기부터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관건은 추가 가격 인상에도 판매량을 지킬 수 있느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폰 업체는 원가 상승분을 계속 떠안기 어렵지만 신흥국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 제품값을 마냥 올릴 수도 없다"며 "메모리값 상승세가 이어지면 판매량과 수익성을 함께 지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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