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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픽&톡] "제발 살아 있기를"…네팔·티베트 대홍수 엿새째

[앵커]

한 주간 주목해야 할 국제 이슈를 골라 소개하는 월드 픽&톡 시간입니다.

국제부 장효인 기자와 함께합니다.

이번 주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안타까운 키워드부터 확인해보죠.

네팔과 티베트 지역을 덮친 대홍수 소식이군요.

[기자]

오늘(31일)로 참사 엿새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명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72시간 골든타임이 훌쩍 지났지만,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의 소재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상황을 들을수록 마음이 참 묵직해집니다.

현장 구조와 수색 작업 자체가 그야말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단순히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구조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참사 현장 자체가 히말라야의 고지대이고, 산이 매우 험준한 데다 협곡이 좁습니다.

도로나 교량 대부분이 무너졌고, 통신과 전력이 끊긴 곳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헬기나 드론을 동원한 공중 수색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기상 여건까지 불안정합니다.

[앵커]

실종자 가족과 유족들의 심정을 차마 감히 헤아리기조차 어려운데요.

현지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울지 안타깝습니다.

[기자]

실종자가 수천 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곳곳의 구조 거점과 병원에 실종자 가족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구조 명단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고, 당국에서도 연락이 없어 직접 찾아 헤매는 겁니다.

워낙 참혹한 홍수였던 만큼, 많은 시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시신들도 상당하고요.

네팔 병원의 시신 안치실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일부는 부패가 시작됐습니다.

네팔 당국은 어제(30일)부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에 대한 집단 매장을 시작했습니다.

[앵커]

현장 접근조차 어려운 열악한 상황이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다행히 헬기를 이용한 수색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팔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아서 어제는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의 헬기 수색 시도가 무산됐었는데요.

다행히 오늘 두산에너빌리티가 확보한 헬기가 이륙해, 상부댐부터 수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신속대응팀은 소방청 인원 9명으로 구성된 육로 수색팀을 꾸렸습니다.

수색팀은 현지시간 아침에 카트만두 한국대사관을 떠나 람체 지역으로 갔습니다.

연락 두절된 한국인 9명이 머물렀던 사고 현장에서 1~2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수색팀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이곳에서 숙영할 예정입니다.

한편, 네팔 대홍수 현장에서 구조된 한국인 10명을 대표해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이 취재진을 만났는데요.

영상 보시겠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 (현지시간 30일)> "상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밖에 나왔을 때는 이미 사방이 물보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라 건너편 캠프 쪽 사무동도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 3~4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현장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앵커]

그런데 더 염려스러운 건, 추가 피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인데요.

현지 위험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은 건가요?

[기자]

2차 홍수와 추가 산사태 우려 여전합니다.

어제는 네팔 피해 지역에 있는 강물이 다시 불어나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티베트 쪽에는 산사태로 강이 막히면서 거대한 '자연댐'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고인 물이 범람하면서 구조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네팔 쪽에도 새로운 저수구역들이 생겼습니다.

이런 위험 요인들이 작업을 더디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그 파괴력이나 피해 양상이 너무나 이례적이었는데요.

이번 대홍수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과 전문가 진단이 나오고 있죠?

[기자]

현재로서는 거대한 빙하와 산비탈 암반이 함께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히말라야 해발 수천 미터 지점에서 커다란 빙하와 암반이 떨어져 나왔고, 이것이 계곡 바닥을 향해 빠르게 내려가는 과정에서 생긴 충격과 마찰로 얼음이 녹았고요.

이것이 바위와 토사 같은 퇴적물과 뒤섞여 삽시간에 쏟아져 내렸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홍수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입니다.

[앵커]

사실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수력발전소 건설 부지의 경우, 공사 전부터 이미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는 위험성이 지적됐었다면서요?

[기자]

지난 4월쯤 공시된 현장 평가 보고서인데요.

수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네팔 라수와 지역이 산사태, 지진, 홍수 같은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 강조돼 있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워낙 이례적인 수준이라, 대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일회성 참사가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고요.

[기자]

기후 변화 때문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암석과 흙을 단단하게 붙잡고 있던 영구 동토층이 녹고, 빙하와 산비탈이 약해지고, 여기에 극단적인 집중호우까지 겹치면 이런 재난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시아 산악지대에서 수만 개의 빙하가 녹고 있고, 매년 이 빙하가 녹아 생기는 물만으로도 뉴욕이 물바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에베레스트 등반객들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연구도 있는데요.

봄철 등반 시즌 베이스캠프에서 나오는 열기를 계산했더니 약 2,500톤의 빙하를 녹일 수준이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파괴적인 재난이라면 기상청이나 관련 당국에서 사전에 위험을 감지하고 조기 경보를 내려 대피시켰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드는데요.

사전 예보나 대피 시스템이 작동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입니까?

[기자]

일반적인 홍수라면 강수량이나 강 수위를 관측하면서 사전 경보를 내릴 수 있겠죠.

하지만 이번처럼 고지대의 빙하 붕괴와 산사태로 인한 홍수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빙하 위험에 대한 감시나 조기 경보 체계는 대부분 특정 지역에 초점을 두는데, 이번 같은 돌발 홍수를 예측하려면 상당히 넓은 범위를 감시해야 합니다.

히말라야처럼 외진 곳은 모니터링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홍수가 너무 빠르게 전개돼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조차 없어서, 이런 재난 위험이 있는 곳에는 애초부터 건물을 짓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기후위기형 재난이 어디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피해 양상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정교한 감시 체계와 튼튼한 기반 시설 모두 큰돈과 많은 인력이 들어갑니다.

같은 재난에도 저개발 국가는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안타까운 재난 현장을 두고 SNS에서 또 다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SNS를 타고 AI 조작 영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흙탕물이 무서운 속도로 마을을 집어삼키는 영상인데요.

AI 조작으로 확인됐습니다.

천천히 돌려보면 빨간 물체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통나무가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합니다.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이 올라가 있던 다리가 무너져 내리는 이 영상도 AI로 만들었고요.

평화롭던 마을이 초토화된 모습을 비교한 이 사진도 가짜입니다.

과거 다른 나라에서 찍은 영상을 이번 참사 현장인 것처럼 속인 사례도 많습니다.

급류에 휩쓸려 가는 남성을 코끼리가 구조하는 이 영상, 과거 인도에서 촬영된 걸로 판별됐습니다.

조회수를 얻어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보이는데,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이런 조작 콘텐츠가 퍼지면 구조 작업에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앵커]

가짜 뉴스도 문제지만, 필터링 없이 노출되는 참혹한 사고 현장 영상 자체도 문제잖아요.

참사 현장을 찍은 영상도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죠.

[기자]

이번 참사를 계기로 불거진 또 다른 논쟁거리입니다.

SNS를 통해 희생자들의 시신이나 참혹한 현장을 담은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내가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이런 게시물이 추천되거나 자동 재생될 수 있다는 겁니다.

참상을 기록하고 알리는 것과, 단순 콘텐츠로 소비하는 건 다릅니다.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더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존엄도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앵커]

재난 현장에서의 조속한 구조 소식과 함께, 더 이상의 추가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월드 픽&톡, 국제부 장효인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그래픽 문수진 이정태]

#네팔티베트홍수 #대홍수 #자연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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