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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보수 인플루언서’ 몰래 채용해 여론전 동원···“투명하다던 국방부는 어디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군인 배우자 위원회’ 설립을 발표하는 도중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군인 배우자 위원회’ 설립을 발표하는 도중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들을 비공개로 채용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이념적 의제를 뒷받침하는 활동에 투입해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국방부가 SNS에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보수 성향의 퇴역 군인들을 군인이나 계약직이 아닌 민간인 공무원으로 고용해왔다고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초 ‘시니컬 퍼블리어스’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군사 인플루언서 토머스 앤더슨의 국방부 채용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데 이어 추가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채용 사실이 드러난 인물은 예비역 공군 대령 롭 메이네스와 예비역 육군 대령 쿠르트 슐리히터다. 두 사람 모두 전역 후 보수 성향의 군사 평론가로 활동해왔으며, 엑스 팔로워는 각각 약 14만명과 약 62만명에 달한다. 앞서 채용 사실이 알려진 앤더슨 역시 예비역 육군 대령 출신 변호사로 약 32만명의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WP가 확인한 국방부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민간인 직원임을 뜻하는 ‘.civ’으로 끝나는 이메일 주소를 사용했다. 메이네스와 슐리히터의 이메일 계정은 최근까지도 활성화돼 있었다. 소식통들은 이들이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특별정부직원’(SGE) 또는 ‘고급 전문가’(HQE)로 등록돼 있었다고 전했다. WP는 슐리히터가 HQE로 지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SGE는 연간 근무일이 130일을 넘을 수 없으며, HQE는 유급 또는 무급으로 상근·비상근 근무가 가능하다.

이들은 모두 앤서니 타타 국방부 인사·대비태세 담당 차관실 소속으로 헤그세스 장관이 주도하는 정치 관련 활동에 참여했다. 보수 매체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이후 미군 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을 비꼬는 표현)’ 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메이네스와 슐리히터, 앤더슨은 지난 5월 해당 TF를 대표해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에 있는 미 육군전쟁대학을 방문했다. 당시 교수진과 학생들을 만나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등 군 지도부의 업무 수행에 관해 질문하고, 군 장교가 의회와 소통하는 방식을 다루는 수업의 강의계획서 등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단 점이다. 메이네스는 지난달 보수 매체 데일리콜러 기고문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부 내 충성도가 떨어지는 직원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난 26일 또 다른 보수 매체 캠퍼스 리폼에 기고한 글에서는 학군장교(ROTC) 정책을 둘러싼 헤그세스 장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두 글 모두 자신의 군 경력은 밝혔지만 현재 국방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슐리히터 역시 지난달 자신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보수 매체 타운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이란과 싸우고 돌아온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정치적 주장을 펼치면서도 국방부에서 일한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들의 직책과 급여 지급 여부, 근무 기간 등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채용 당사자들 역시 자신들이 맡은 업무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다만 소식통들은 이들 가운데 일부가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업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WP는 ‘역대 가장 투명한 국방부’ 운영을 강조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의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채용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정부 문서 유출 사건에 연루됐던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제니카 파운즈가 국방부 출입기자증을 받은 데 이어 국방부에서 일해온 사실까지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미 공군 출신인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국방부가 국민 세금으로 엑스 인플루언서들을 고용해 당파적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30세 이상 전 장병 테스토스테론 검사하겠다”는 미 국방···트럼프 행정부의 마초 집착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0세 이상 모든 군인을 대상으로 매년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를 의무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장병 건강 관리와 전투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일관되게 강조해온 ‘강한 남성성’을 군 정책으로 제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랜스젠더 군인의 호르몬 치료는 복무 제한 사유로 삼으면서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1614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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