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美, 대중 공동전선 본격화…G20에 ‘中제품 수입 줄이라’

베선트 “세계, 中무역흑자 감당 못해, 변해야”
中 밀어내기 수출에 세계 산업 생태계 위기
“中 경제 매우 취약해 수출로 돌파하려 해”
“세계 각국, 중국과 무역 조건 재검토해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을 겨냥해 주요 우방국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관세 부과와 부분적 수입 규제에 머물렀던 대(對)중국 압박을 주요 20개국(G20)으로 확대해 중국의 과잉생산과 수출 중심 경제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세계가 감당할 수 없다며 G20 회원국들이 중국과의 무역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무역흑자가 약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며 “중국은 내부 경제가 매우 취약해 수출로 그 상황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출을 통한 내수 문제의 외부화’​를 지적한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생산물량을 해외시장으로 밀어내면서 수입국의 기업과 산업기반을 잠식하고 파괴하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 등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와 각종 수입제한을 강화하자 중국산 덤핑 전기차 등 저가 상품이 유럽과 중남미, 동남아 등 다른 시장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문제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무역수지 불균형을 넘어 세계 산업 생태계 자체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월 ‘차이나 쇼크 2.0’이라는 제목의 분석에서 중국의 산업 과잉생산이 과거 저가 소비재에 국한됐던 ‘차이나 쇼크’를 넘어 전기차·태양광·로봇·첨단부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상품 무역흑자가 2025년 1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2026년 1분기 중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유럽연합(EU)과 동남아시아 수출은 각각 21.1%, 20.5% 급증했다.

FT는 중국의 과잉생산 배경으로 내수보다 생산을 중시하는 경제구조와 지방정부의 보조금·저가 토지·저리 금융 등을 지목했다. 기업 간 극단적인 가격경쟁으로 중국 기업들마저 수익성을 잃고 있지만 생산능력 확대가 계속되면서 그 부담이 결국 해외시장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산업은 대표적인 사례다. FT에 따르면 세계가 1년간 설치한 태양광 발전용량을 크게 웃도는 연간 생산능력이 중국에 구축돼 있다. 공급과잉으로 가격과 기업 수익성이 동시에 무너지는 가운데 생산물량이 해외로 쏟아질 경우 경쟁국 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내수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공급과잉을 피해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하면서 2026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최대 1000만대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60만대에도 못 미쳤던 수준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다. 중국산 전기차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는 높은 관세로 사실상 차단됐지만 유럽과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도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FT는 지난 5월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 등 주요 EU 국가들이 중국을 겨냥한 더욱 강력한 무역방어 수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2019~2025년 유럽 산업에서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배경 가운데 해외 산업 과잉생산의 충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G20 동참을 통해 얻으려는 건 중국이 막대한 보조금과 과잉생산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물량을 쏟아내는 구조를 바꾸고, 중국 경제를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다만 공동전선 구축이 쉽지만은 않다. 중국은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를 지렛대로 보복할 수 있고, 각국 역시 중국과의 교역·투자 관계가 깊다. FT도 유럽이 중국의 산업정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핵심광물 의존이라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공급과잉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세계 각국의 제조업 기반이 하나둘 무너지고 결국 글로벌 공급망의 다양성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제품이 소비자에게 단기적인 혜택을 줄 수는 있지만, 경쟁자가 사라진 뒤에는 가격이 아니라 공급망과 산업 주권을 잃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미국이 이번 G20에서 중국을 상대로 ‘다자 압박 카드’를 꺼내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가 더 이상 미·중 양국만의 통상 현안이 아니라 세계 산업질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사실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