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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CEO 20년]① 한투증권, 12년의 유상호와 그 후

블로터가 20년간 지켜본 증권사 수장들의 발자취를 돌이켜봅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2005년 통합법인 출범 이후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이 4명에 그쳤다. 홍성일 전 사장에 이어 유상호 부회장, 정일문 부회장, 김성환 사장이 차례로 대표를 맡았다. 유 부회장은 약 12년간 경영을 맡았다. 이후 정 부회장이 5년간 대표직을 지켰고 2024년 김 사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유 부회장 이후 대표에 오른 두 사람은 모두 내부에서 임원 경력을 쌓았다. 전임 대표가 부회장으로 남는 흐름도 반복됐다.

1일 블로터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토대로 자기자본 20위권 증권사의 2005년 이후 대표 이력을 전수 집계했다. 한투증권은 2005년 6월1일 동원증권과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당시 홍 전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었다. 2007년 1월 유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홍 전 사장은 같은 해 3월 물러났다.

한투증권의 대표이사 계보에서 가장 긴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은 유 부회장이다. 유 부회장은 2007년 1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같은 해 3월에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8~2018년 매년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재선임 횟수는 모두 11차례다. 2019년 1월 대표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12년간 경영을 맡았다. 한 번에 긴 임기를 보장받은 게 아니라 재선임을 거듭하며 장기 재임으로 이어졌다.

유 부회장이 물러난 뒤에도 내부 승계가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한투증권 상무와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19년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대표 재임 기간은 5년이다. 2024년 1월 김 사장이 대표로 선임되면서 정 부회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도 한투증권에서 상무와 전무, 부사장을 지냈다. 외부에서 새 수장을 영입하기보다 내부에서 경영 경험을 쌓은 인사가 다시 대표를 맡은 셈이다. 김 사장은 2024년 1월 취임한 뒤 현재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전임 대표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는 점도 한투증권의 승계 과정에서 확인된다. 2026년 6월 말 반기보고서를 보면 유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모두 미등기 상근 부회장·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유 부회장이 정 부회장에게 대표직을 넘긴 뒤 회사에 남았다. 정 부회장도 김 사장에게 자리를 넘긴 뒤 같은 경로를 밟았다. 대표 교체와 동시에 전임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대표 인사에서는 연속성이 두드러졌지만 사업에서는 선점 전략을 택했다. 유 부회장이 대표를 맡던 2017년 11월 한투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 사업의 문을 먼저 연 것이다. 2025년 11월에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지정됐다.

사업 규모도 커졌다. 2026년 6월 말 발행어음 잔액은 22조4680억원이다. IMA 수탁금 평가액은 2조695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13조1922억원이다. 2025년 말 11조1623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실적도 확대됐다. 한투증권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3427억원, 순이익은 2조135억원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2조17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89.0%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7311억원으로 68.8% 증가했다.

한투증권의 지난 20년은 유 부회장의 장기 재임에서 출발해 내부 승계로 이어졌다. 유 부회장이 약 12년간 대표직을 맡은 뒤 정 부회장과 김 사장이 차례로 자리를 이어받았다. 전임 대표가 부회장으로 남는 구조도 반복됐다. 수장 교체의 폭은 크지 않았지만 사업에서는 발행어음과 IMA를 앞세워 영역을 넓혔다. 경영진의 연속성과 사업 확장이 한투증권의 지난 20년을 관통한 두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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