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연체·경매 폭증" 폭락 가능성 언급
吳 "서울 낙찰가율 4개월째 100% 상회"
부동산 정책 놓고 연일 충돌
용산공원도 '택지 개발 vs 공원 보존' 이견"대통령의 부동산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가격 폭락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이 대통령이 폭락 가능성의 근거 중 하나로 대출 연체와 경매 증가를 꼽은 것을 두고 오 시장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4개월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정책을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오 시장은 8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부동산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날 이 대통령이 자신의 X(엑스, 옛 트위터)에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따른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그는 "공급 목표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일정과 실행계획조차 보이지 않는 정부의 공급 발표를 '조기 대량 공급'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대단히 큰 착각"이라며 "대통령 임기 내 착공조차 불투명한 계획들로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도, 국민에게 공급의 확신을 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투기수요 억제 정책이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시각과 관련해서도 오 시장은 최근 강남권 일부에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는 것은 "징벌적 세금과 장특공 축소 시행을 앞두고 초고가 주택 일부가 일시적으로 호가를 낮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며 '가격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경매'였다. 이 대통령은 고금리에 따른 대출 연체와 경매 증가를 주택가격 폭락 가능성과 연결했지만, 오 시장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을 들어 반박했다.
실제로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80건으로 6월 150건보다 20%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낙찰가율은 101.7%에서 101.0%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오 시장은 이를 두고 "경매 물건이 늘어났는데도 서울에서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보라고 하신 경매 지표는 집값 하락의 조짐이 아니라 서울의 두터운 대기 수요와 심각한 공급 부족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매에 나온 집의 소유자가 모두 무리하게 대출받아 주택을 사들인 투기꾼은 아니다"며 "내수 부진과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도 있고,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제공했다가 생업과 삶의 터전마저 잃을 위기에 놓인 평범한 국민도 있다"고 역설했다.
[그래픽 | 챗GPT]비판 수위는 더 높아졌다. 오 시장은 "당장 내놓을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없으니 대통령이 직접 '집값 폭락'을 거론해 시장에 공포를 불어넣고, 주택 보유자들을 쥐어짜서라도 매물을 내놓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은 국민에게 엄포를 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요와 공급, 금리와 금융, 매매와 임대차가 복잡하게 얽힌 시장을 정확한 데이터와 냉정한 현실 인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대통령과 오 시장은 최근 부동산 정책을 놓고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 주택 공급 문제와 관련해서도 용산공원을 놓고 일부라도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로 활용하자는 정부와 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서울시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두 차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측은 이번 주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