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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안하고 회수는 내가 먼저… M&A 셈법 변한 태광산업

부산EP 넥스플렉스 인수전 FI 참여
경영권 대신 회수 우선권 확보 추진
“SI인 척하며 이익 챙기기” 시장 우려도

태광산업 본사 전경. /태광산업 제공 태광산업 본사 전경. /태광산업 제공
이 기사는 2026년 8월 31일 15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애경산업, 동성제약을 잇따라 사들이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태광산업이 넥스플렉스 인수전에도 나섰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증권사, 코스닥 상장사까지 참여하는 4자 연합 구도인데, 눈길을 끄는 또 다른 포인트는 태광산업이 재무적투자자(FI) 역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PEF 운용사 부산에쿼티파트너스(부산EP)와 연합해 넥스플렉스 인수전에 나섰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넥스플렉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구조로, 연합에는 신한투자증권과 아이텍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규모는 8000억~9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부산EP와 신한투자증권이 만드는 넥스플렉스 인수 특수목적법인에 태광산업과 아이텍이 출자하는 구조지만, 태광산업은 우선주 지분만을 확보해 향후 투자금 우선 회수를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애경산업 인수 때와는 대비되는 행보다. 애경산업 건에서 태광산업은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리되, 직접 애경산업 지분 31.56%를 확보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향후 애경산업 경영권을 가져오는 전략적투자자(SI)였다.

즉 태광산업이 SI 이름값만 내주고 FI 이익을 꾀하는 투자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부산EP가 설계한 거래에 자금을 공급하면서도, 우선주 지분을 확보해 회수 우선권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투자 위험과 경영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짰다.

애경산업 인수 후폭풍이 태광산업의 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기존 석유화학·섬유 사업 위축 속 뷰티 확장을 목표로 애경산업 인수에 나섰지만,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며 손실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내부에선 ‘잘못 샀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태광산업은 인수금융 대주단보다는 후순위지만 보통주 투자자보다는 앞선 우선주로 참여하고, 또 향후 상장 시 지분 우선 매각 등의 조건을 거는 방식으로 같은 지분 투자자인 PEF 운용사보다 먼저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태광산업의 FI 변신이 거래 완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산업자본이 앞에 서줘야 인허가·매각 명분이 서는데, 인수금융 조달에서 신용 보강이 되는 거래들을 골라 이름을 올리면서도 협상 과정에선 FI의 지위만을 가지려 하는 탓이다.

앞서 태광산업은 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함께 케이조선 인수를 검토할 당시에도 TPG보다 빠른 투자금 회수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간산업·고용·지역경제가 걸려 있어 SI 참여가 요구됐지만, 태광산업의 입장 변화에 논의가 중단됐다는 후문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태광산업이 최근 SI인 척하면서 FI의 이익을 노리는 이상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넥스플렉스도 마찬가지인 상황으로, 태광산업이 우선 회수 조건을 고집하는 한 거래가 매끄럽게 굴러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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