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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레버리지의 민족’이었나···삼전닉스 레버리지 규제하자 다른 레버리지로 향한 개미들

‘삼전닉스’ 레버리지 규제 한달
국내외 레버리지 ETF로 풍선효과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포함) 상장지수펀드(ETF) 규제가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른 레버리지 ETF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줄어들기 보다는 국내외 다른 레버리지 상품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생겨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시 필요한 기본 예탁금이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 거래대금 상위 10개 종목(ETF 포함)에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3종이 포함됐다.

코스피2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코덱스 레버리지’가 4위로, 총 거래대금은 41조 543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1배 추종하는 ‘코덱스 인버스’가 24조 1867억원으로 5위에,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가 15조 7390억원으로 10위에 올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27일부터 규제 시행 전날인 지난달 30일까지 코덱스 레버리지는 거래대금 5위, 코덱스 인버스는 11위,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는 15위에 각각 머물렀으나 ‘삼전닉스’ 레버리지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투자 수요가 이 상품들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상위 50개 종목의 거래대금(719조6000억원)의 약 5분의 1 역시 레버리지·인버스 ETF(128조9000억원)가 차지했다. 이는 규제 이후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열기가 크게 식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투자 성향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시장 상위 50개 종목(ETF 포함) 결제금액(매수·매도 합산)은 총 271억2467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레버리지·인버스 ETF 결제금액(125억9555만달러)은 전체의 46%에 달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고위험 상품으로 몰린 셈이다.

결제금액 1위는 미국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였다. 이 ETF의 결제금액은 98억5133만달러로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에 적극적으로 ‘베팅’하려는 투자 수요가 눈에 띄었다.

국내 대형주·중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MSCI 한국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엠에스시아이 사우스 코리아 불 3X ETF’(KORU)는 7억 4349만달러로 5위에 올랐다. 미국 반도체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SOXS)도 5억 7212만달러로 10위였다.

홍콩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결제한 상품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CSOP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3324만달러)로 나타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로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다른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로 우회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팔고 코스닥 레버리지로 갈아타라. 그러면 본전된다” 등 다른 레버리지 ETF 투자를 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계기로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성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전닉스를 기초로 한 해외 레버리지 ETF 시장이 더 커지면 그간 다소 진정됐던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를 비롯해 해외에서 운용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국내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규제 풍선 효과나 글로벌 수요 제어가 쉽지 않은 만큼 장기적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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