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단독] 전세대출 67%, 소득 상위 30%가 받아갔다

고소득층 쏠림… 저소득층 감소세
상환능력 보는 은행 심사서 희비
국민일보DB 국민일보DB 올해 1분기 전체 전세대출 잔액의 3분의 2가량을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층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비중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소득수준별 전세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전세대출 잔액 가운데 고소득층 비중은 66.8%에 달했다. 중소득층은 26.0%, 저소득층은 7.2%였다. 한은은 소득 상위 30%를 고소득층, 상위 30~70%를 중소득층, 하위 30%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한다. 고소득층의 전세대출 잔액이 저소득층의 약 9.3배에 달하는 셈이다.

고소득층 쏠림은 최근 더 뚜렷해졌다. 고소득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4.6%에서 2분기 65.2%, 3분기 65.9%, 4분기 66.4%로 오른 뒤 올해 1분기 66.8%까지 상승했다. 반면 저소득층은 같은 기간 7.5%에서 7.2%로 낮아졌다. 2017년 3분기 9.6%였던 저소득층 비중은 장기적으로도 감소세다.

차주 구성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전체 차주 가운데 고소득층은 56.3%, 중소득층은 34.4%, 저소득층은 9.3%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고소득층은 54.2%에서 2.1% 포인트 높아진 반면 저소득층은 9.7%에서 9.3%로 줄었다. 고소득층은 전체 차주의 56.3%를 차지하면서 잔액의 66.8%를 보유했다. 단순 환산하면 고소득층 차주 1인당 전세대출 규모는 저소득층보다 약 1.5배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격차의 배경에는 전세대출 보증·심사 구조가 있다. 시중은행 전세대출 보증은 차주의 소득과 기존 부채 등을 반영해 한도를 정하기 때문에 소득이 높을수록 더 큰 대출 여력을 확보하기 쉽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낮추면서 은행의 자체 상환능력 심사도 중요해졌다. 소득이 낮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차주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금융도 저소득층의 부족한 대출 여력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를 최대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신혼부부 전세대출은 수도권 기준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줄였다.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 한도도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 대상을 만 39세 이하로 확대하고, 신혼부부·유자녀 청년의 대출한도를 최대 3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다만 지원이 청년·신혼부부 등에 집중돼 소득 하위계층 전반의 전세금융 접근성을 높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진석 의원은 “전세대출 잔액과 차주 모두에서 고소득층 비중이 확대되는 동안 저소득층 비중은 줄고 있다”며 “저소득 실수요자, 소득 하위계층 전반을 아우르는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