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553개사 법인세 2조7593억 원…전년 동기 대비 102.6% 증가
상장사 영업이익 281조2046억원…전년 동기 대비 327.9% 개선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 별도재무제표 기준)2026년 상반기 국내 상장법인의 법인세 계상액이 86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00%를 웃돌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법인세 부담도 급증한 것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분석된다.
조세일보가 12월 결산 상장법인 2266개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법인세 계상액은 총 86조5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3조9079억원보다 무려 72조6666억원 늘어난 규모다. 증가율은 522.5%에 달한다.
직전 반기와 비교해도 증가세는 가팔랐다. 2025년 상반기 13조9079억원이었던 상장사 법인세는 같은 해 하반기 15조1476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86조5746억원으로 폭증했다. 직전 반기 대비 증가율은 471.5%다.
법인세 폭증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반도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삼성·SK하이닉스 법인세만 67조 증가…전체 증가액의 92.6%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법인세비용은 각각 31조2623억원과 38조8311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법인세비용을 합치면 약 70조934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가 165억원, SK하이닉스가 2조7717억원의 법인세비용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법인세비용 증가액은 약 67조3052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상장사 법인세 증가액 72조6666억원의 약 92.6%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올해 상반기 상장사 법인세가 72조원 넘게 증가했는데, 그 가운데 약 93%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에서 발생한 셈이다.
양사의 법인세비용 합계 역시 전체 상장사 법인세 계상액 86조5746억원의 약 81%에 달한다. 국내 상장사 전체의 세 부담 급증이 사실상 반도체 빅2의 실적 폭발과 맞물려 나타났다는 의미다.
◆ 법인세를 끌어올린 것은 '매출'보다 '이익'
반도체발 세수 증가를 설명하는 핵심은 매출 증가보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의 폭발적인 확대다.
전체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167조6788억원으로 전년보다 32.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81조2046억원으로 327.9% 증가했고,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385조1610억원으로 373.8% 급증했다.
매출보다 이익이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24.1%로 전년보다 16.6%포인트 상승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7%로 11.3%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은 전체 평균을 압도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134조64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6601억원에서 폭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이 약 91조9035억원으로 지난해 15조2124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가 반도체 가격과 출하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두 회사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된 결과다.
'올해 실적'의 세금 효과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더 주목할 부분은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 급증이 올해 실적을 모두 반영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12월 결산 기업은 전년도 실적에 대한 법인세를 이듬해 3월 확정 신고·납부하고, 8월에는 당해 연도 실적을 토대로 중간예납한다. 따라서 상반기에 실제 납부한 법인세와 회계상 상반기 법인세비용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11조208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1906억원보다 7조177억원, 16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조9876억원, SK하이닉스는 7조2207억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회계상 법인세비용은 이미 올해 반도체 호황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비용 합계가 약 70조원까지 치솟은 것이 이를 보여준다.
따라서 2026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는 하반기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반도체 다음 업종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조사 대상 전체 법인세 증가액 72조6666억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 67조3000억원을 차지하기 때문에, 나머지 기업 전체의 증가분은 약 5조3600억원에 불과하다.
즉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들은 법인세 증가에 기여하기는 했지만, 반도체와 비교하면 규모가 압도적으로 작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올해 반도체 업종 호황이 법인 영업실적 개선을 주도하면서 법인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자산총액 100대 상장법인의 영업이익 전망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증가폭이 다른 주요 업종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현재 제공된 2266개사 전체 집계에는 업종별 법인세 계상액이 제시돼 있지 않아, 반도체를 제외한 '법인세 증가 상위 5개 업종'의 정확한 증가액을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업종별 금액을 임의로 추정하는 것은 실제 기사 작성에서는 피해야 한다. 업종별 반기보고서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하면 △업종별 법인세 증가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액 △법인세 증가액/영업이익 증가액 등을 산출해 정확한 순위를 만들 수 있다.
◆ '법인세 폭증'의 본질은 세율보다 이익 폭증
이번 법인세 급증을 단순히 세율 상승의 결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327.9%, 세전이익은 373.8% 증가했다. 법인세 계상액은 522.5%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AI·HBM 중심의 반도체 호황으로 세전이익 자체가 수십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법인세비용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법인세비용은 지난해 2조7717억원에서 올해 약 38조8311억원으로 약14배 증가했다. 유효세율도 16.08%에서 약 23.11%로 상승했다.
올해 상장사 법인세 폭증의 가장 정확한 표현은 '세율 인상에 따른 세금 증가'가 아니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든 이익 폭증에 따른 법인세 증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전체 법인세 증가액의 약 93%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2026년 법인세 흐름은 사실상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실적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코스피 713개사 법인세 83.8조… SK하이닉스·삼성전자 나란히 30조원대 1·2위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 713개사의 상반기 법인세는 83조8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조5457억원 보다 568.1% 급증했다. 직전 반기 13조2016억원과 비교해도 534.9% 증가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하이닉스가 상반기에만 38조8311억원의 법인세를 계상해 코스피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31조262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케이씨씨(9528억원), 기아(8641억원), 현대자동차(5409억원), S-Oil(4604억원), 두산(3855억원), 한국전력공사(3683억원), SK가스(3144억원), 고려아연(3078억원)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1065조9920억원으로 전년 동기(791조9995억원) 대비 34.6% 늘었다. 영업이익(274조6999억원), 법인세차감전순이익(374조1628억원), 순이익(291조179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0.4%, 382.1%, 331.6%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5.8%로 전년 동기 대비 18.1%p 개선됐고, ROE는 17.2%로 12.4%p 상승했다.
하지만 이 숫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증가 폭이 크게 낮아진다. 두 회사를 뺀 711개사의 매출액은 685조3568억원으로 전년 동기(646조2045억원) 대비 약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48조1496억원으로 11.7% 개선됐고,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67조8612억원으로 32.5%, 순이익은 54조9708억원으로 25.3%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코스닥 1553개사 법인세 2.8조… 성호전자 890억원으로 1위
코스닥 상장사 1553개사의 상반기 법인세 계상액은 2조7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622억원보다 1조3971억원, 102.6% 증가했다. 전체 상장사나 코스피에 비해 증가율은 낮았지만 법인세 규모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코스닥에서는 성호전자가 890억원의 법인세를 계상해 1위에 올랐다. 이어 동진쎄미켐이 821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베뉴지(731억원), 펄어비스(650억원), 제주반도체(646억원), 서희건설(527억원), 성우하이텍(478억원), 에스에이엠티(397억원), 실리콘투(383억원), 파마리서치(347억원) 순으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101조6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금액으로는 10조51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조50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5%, 1조7733억원 개선됐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0조9981억원으로 198.9%, 당기순이익은 8조7530억원으로 230.1% 증가했다. 특히 세전이익 증가율이 법인세 증가율보다 훨씬 높아 코스피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5.2%에서 올해 상반기 6.4%로 1.2%p 개선됐다. ROE도 1.4%에서 4.1%로 2.7%p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률 6.9%, ROE 4.5%와의 격차도 각각 0.5%p, 0.4%p에 불과했다.
조세일보가 진행한 이번 전수조사 대상 기업 2266개사는 12월 결산법인으로, 2026년 8월 19일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 재무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업, 신규 설립, 분할·합병, 감사의견 비적정, 외국기업, 스팩(SPAC), 결산기 변경, 상장폐지 기업 등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해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