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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④] 시장 살아났지만 빚은 무겁다…호텔롯데의 ‘반쪽 회복’

한국신용평가 “롯데렌탈 매각에도 유동성 여력 부족”…주당 매각가도 23% 떨어져 롯데호텔 서울 전경 [사진=호텔롯데] 롯데호텔 서울 전경 [사진=호텔롯데]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면세사업 구조조정에 힘입어 호텔롯데의 본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 차례 무산됐던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롯데렌탈 지분 매각 계약 또한 무사히 체결되며 향후 8170억원의 현금 유입을 앞두고 있다. 차입 부담을 낮추고 단기 유동성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신용평가 업계에선 영업 회복과 현금 유입이 재무구조 개선으로 나타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냉정한 평가다.

본업이 회복돼 현금을 벌고 자산까지 매각하고 있지만 차입금 상환과 동시에 대규모 신규 투자·계열사 지원이 이어지면서 재무구조 개선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기성 차입금 역시 현금성자산 대비 10배 이상 큰 규모로, 단기 유동성 부담도 여전하다.

호텔롯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호텔롯데의 사업부문별 수익은 호텔 7822억원, 면세 1조7034억원, 월드 1942억원 등 총 2조6800억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과 면세점의 구조조정 효과가 맞물리면서 호텔과 면세 부문 모두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면세사업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이익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 할인과 송객수수료 경쟁을 줄이고 저수익 점포와 사업을 정리한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호텔과 월드 부문도 관광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4월17일 영업을 시작한 인천공항 면세점 DF1 구역의 영업 효과가 본격 반영되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며 “해외점 역시 공항점 중심의 효율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사진=한국신용평가]

또 호텔롯데는 지난 11일 글로벌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렉시콘코리아홀드코와 롯데렌탈 지분 61.17%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지분은 38.14%, 부산롯데호텔 보유분은 23.04%다.

총 매각가는 1조3105억원으로 호텔롯데가 8170억원, 부산롯데호텔이 4935억원을 각각 받는다. 잔여 지분 5%를 계속 보유하기로 했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기존 계약과 달리 이번에는 보유 지분 전량을 주당 5만9000원에 매각한다.

매각 완료 후 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호텔롯데의 순차입금은 7조1541억원에서 6조3371억원으로 817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부채비율은 121.5%에서 119.2%로,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31.8%에서 28.9%로 각각 낮아질 전망이다.

[사진=챗GPT 생성] [사진=챗GPT 생성]

반면 본업 회복에도 재무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호텔롯데의 상반기 말 금융부채 장부금액은 10조3783억원으로 지난해 말 9조7125억원보다 약 6658억원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자체 기준으로 올해 1분기 호텔롯데의 총차입금을 약 8조6000억원으로 집계했다.

현금창출력과 비교하면 부담은 더욱 뚜렷하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은 지난해 13.1배에서 올해 1분기 11.5배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다. 한국신용평가는 “영업 회복으로 상환 능력이 일부 개선됐지만, 영업현금창출력에 견준 차입금 규모는 여전히 과중하다”고 평가했다.

단기 유동성도 부담이다. 지난 3월 말 연결기준 사용제한 금액을 제외한 호텔롯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796억원이다. 반면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5조692억원으로 현금 규모 대비 10.6배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단기금융상품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을 고려하더라도 설비투자와 금융비용 등 단기 자금 소요까지 자체적으로 충당하기에는 유동성 여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롯데뉴욕팰리스 전경 [사진=호텔롯데] 롯데뉴욕팰리스 전경 [사진=호텔롯데]

◆벌어도 쓸 곳 수두룩…뉴욕호텔 7200억에 계열사 지원까지

자체 투자와 계열사 지원 부담도 작지 않다. 특히 연결종속기업인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의 토지 매입에 필요한 7200억원은 롯데렌탈 매각 대금 817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차입금 상환뿐 아니라 신규 투자와 계열사 지원에 분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관계기업인 롯데건설이 발행한 사모채권 신종자본증권 유동화를 위해서도 4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ABL) 대출 금액이 발생했다.

또 호텔롯데는 올해 3월 말 기준 롯데건설 유동화 SPC에 1500억원의 후순위 대출을 제공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실시한 255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486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호텔롯데는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전환우선주 매입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의 영구전환사채에도 풋옵션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 4499억원의 금융부채를 보유한 상태다.

이 외에도 서울 호텔 리뉴얼과 월드사업부 신규 어트랙션 도입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매각대금이 신규 투자나 계열사 지원에 투입될 경우 순차입금 감소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제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과 월드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면세 부문도 구조조정과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에 힘입어 이익창출력이 개선됐다”면서도 “뉴욕 호텔 토지 매입과 서울 호텔 리뉴얼 등 투자자금 소요가 계속되고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이 여전히 높은 만큼 롯데렌탈 매각대금 유입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 폭과 거래 완료 이후 자금 활용 방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유입 현금과 실적을 바탕으로 적절한 재무 관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차입금은 현재 사업 운영과 투자 계획을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영업을 통해 창출되는 현금흐름과 자금 소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입 규모와 만기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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