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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한국 경제, 네덜란드병 따라가나'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급 호황이라는데, 오히려 우리 경제가 병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네덜란드병이 뭔가요?
[답변]
한마디로, 잘 나가는 산업 하나가 나라 경제 전체를 서서히 병들게 하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 경고를 다른 곳도 아닌 한국은행이 공식 보고서로 내놨습니다.
네덜란드병은 1959년 네덜란드가 천연가스를 대량 발견해 수출 호황을 누렸는데, 그 이후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이 무너진 데서 나온 개념입니다.
돈과 인재가 잘 나가는 한 곳으로만 쏠리면서 나머지 산업이 말라죽은 겁니다.
한국은행은 7월 19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반도체 호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반도체 부문의 높은 임금과 투자수익률이 다른 부문의 인력과 투자를 흡수해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네덜란드병 발생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제조 장비 투자의 60%를 수입에 의존해 낙수효과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담겼습니다.
실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생산은 20.7% 급증했는데 소매 판매는 2.4% 줄고 서비스업 생산은 1.3% 감소해 4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만 뜨겁고 내수는 차가운 겁니다.
그 징후가 지금 부동산과 금리, 두 곳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첫 번째 징후가 부동산이라는 거죠?
어제(1일)부터 삼성전자 사내대출이 시작됐는데, 이게 정부 규제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면서요?
[답변]
맞습니다.
돈이 반도체 벨트로 쏠리는데, 그 돈은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9월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에게 매매 시 최대 5억 원, 전월세 시 최대 3억 원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 주택대출을 시행했습니다.
기준금리 3% 시대에 그 절반 금리인데, 회사 자체 기금이라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신용정보원에 등록도 되지 않습니다.
사내대출 근저당 설정돼도 은행에서 최대 4억 원 안팎의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시장은 이미 반응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올해 들어 8월 17일까지 화성 동탄구 아파트값은 16.32% 올라 전국 최고 수준이고, 6월부터 8월 25일까지 거래된 아파트 면적 유형의 64.57%에서 최고가 거래가 나왔습니다.
대출 기준선인 전용 85㎡ 이하로 수요가 몰리면서 같은 단지에서 작은 평형이 중대형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등장했습니다.
일반 실수요자는 DSR에 꽁꽁 묶여 있는데, 규제 밖의 자금이 특정 지역 집값을 밀어 올리는, 자원 쏠림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앵커]
두 번째 징후가 금리라는 건데요.
한국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또 올렸는데, 인상 이유 중 하나가 반도체 때문이라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반도체가 만든 성장이 금리 인상의 명분이 됐고, 그 이자 청구서는 전 국민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습니다.
두 달 연속 인상은 3년 7개월 만입니다.
신현송 총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견조한 성장세와 물가 압력을 이유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했다고 밝혔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6%에서 3.3%로 대폭 올렸습니다.
금통위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반도체가 다른 산업의 부진을 가리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아주 적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장의 과실은 일부가 가져가는데, 금리 인상 부담은 대출이 있는 전 국민이 나눠 받는 셈입니다.
물론 자유시장경제에서 기업의 성장과 성과 배분은 존중해야 합니다.
다만 개별 기업의 합리적 선택이 모이면 특정 지역 집값 자극, 전 국민 금리 부담, 산업 간 격차라는 구조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게 네덜란드병의 교훈입니다.
그래서 한은도 반도체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산업 생태계를 통합·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반도체가 잘 되는 것을 막을 게 아니라, 그 온기가 퍼지는 통로를 지금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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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맨은 대출 5억 더”…한국 경제, 네덜란드병 따라가나 [잇슈 머니]
[앵커]
잇슈머니 시작합니다.
권혁중 경제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한국 경제, 네덜란드병 따라가나'입니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급 호황이라는데, 오히려 우리 경제가 병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네덜란드병이 뭔가요?
[답변]
한마디로, 잘 나가는 산업 하나가 나라 경제 전체를 서서히 병들게 하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 경고를 다른 곳도 아닌 한국은행이 공식 보고서로 내놨습니다.
네덜란드병은 1959년 네덜란드가 천연가스를 대량 발견해 수출 호황을 누렸는데, 그 이후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이 무너진 데서 나온 개념입니다.
돈과 인재가 잘 나가는 한 곳으로만 쏠리면서 나머지 산업이 말라죽은 겁니다.
한국은행은 7월 19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반도체 호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반도체 부문의 높은 임금과 투자수익률이 다른 부문의 인력과 투자를 흡수해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네덜란드병 발생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제조 장비 투자의 60%를 수입에 의존해 낙수효과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담겼습니다.
실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생산은 20.7% 급증했는데 소매 판매는 2.4% 줄고 서비스업 생산은 1.3% 감소해 4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만 뜨겁고 내수는 차가운 겁니다.
그 징후가 지금 부동산과 금리, 두 곳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첫 번째 징후가 부동산이라는 거죠?
어제(1일)부터 삼성전자 사내대출이 시작됐는데, 이게 정부 규제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면서요?
[답변]
맞습니다.
돈이 반도체 벨트로 쏠리는데, 그 돈은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9월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에게 매매 시 최대 5억 원, 전월세 시 최대 3억 원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 주택대출을 시행했습니다.
기준금리 3% 시대에 그 절반 금리인데, 회사 자체 기금이라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신용정보원에 등록도 되지 않습니다.
사내대출 근저당 설정돼도 은행에서 최대 4억 원 안팎의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시장은 이미 반응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올해 들어 8월 17일까지 화성 동탄구 아파트값은 16.32% 올라 전국 최고 수준이고, 6월부터 8월 25일까지 거래된 아파트 면적 유형의 64.57%에서 최고가 거래가 나왔습니다.
대출 기준선인 전용 85㎡ 이하로 수요가 몰리면서 같은 단지에서 작은 평형이 중대형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등장했습니다.
일반 실수요자는 DSR에 꽁꽁 묶여 있는데, 규제 밖의 자금이 특정 지역 집값을 밀어 올리는, 자원 쏠림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앵커]
두 번째 징후가 금리라는 건데요.
한국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또 올렸는데, 인상 이유 중 하나가 반도체 때문이라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반도체가 만든 성장이 금리 인상의 명분이 됐고, 그 이자 청구서는 전 국민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습니다.
두 달 연속 인상은 3년 7개월 만입니다.
신현송 총재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견조한 성장세와 물가 압력을 이유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했다고 밝혔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6%에서 3.3%로 대폭 올렸습니다.
금통위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학계에서는 반도체가 다른 산업의 부진을 가리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아주 적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장의 과실은 일부가 가져가는데, 금리 인상 부담은 대출이 있는 전 국민이 나눠 받는 셈입니다.
물론 자유시장경제에서 기업의 성장과 성과 배분은 존중해야 합니다.
다만 개별 기업의 합리적 선택이 모이면 특정 지역 집값 자극, 전 국민 금리 부담, 산업 간 격차라는 구조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게 네덜란드병의 교훈입니다.
그래서 한은도 반도체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산업 생태계를 통합·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반도체가 잘 되는 것을 막을 게 아니라, 그 온기가 퍼지는 통로를 지금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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