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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證 “주주환원이 주가를 올리려면… 어려울 때도 주주 우선하는 신뢰 증명해야”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주주 환원이 한국 증시에서도 강력한 주가 상승 재료가 되기 위해서는 일회성 환원 규모보다 장기적인 신뢰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를 통해 “주주 환원은 오랫동안 꾸준하고 강하게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면서도 “상황이 좋을 때뿐만 아니라 안 좋을 때도 주주를 우선시한다는 신뢰를 시간과 숫자로 증명해야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된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글로벌 대장주인 애플과 TSMC를 주주 환원의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애플은 1996년 배당을 중단한 이후 현금을 축적해 오다 2012년 팀 쿡 CEO 취임 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

당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주가가 약 40% 하락하는 등 실적 우려가 커졌지만, 애플은 2013년 600억 달러(약 8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실적 가이던스가 하향 조정됐음에도 대규모 주주 환원 발표가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증시 내 지수 성과에서도 이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단순히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기업보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실제 발행 주식 수를 지속해서 줄인 기업(S&P 500 Buyback Aristocrats)의 장기 성과가 뛰어났다. 배당 분야 역시 단기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보다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 성장’ 종목(S&P 500 Dividend Aristocrats)이 변동성이 낮고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대만 TSMC는 배당을 통한 신뢰 구축의 대표 사례다. TSMC는 2019년 “잉여현금흐름(FCF)의 70%를 분기 배당으로 환원하며 주당 배당금(DPS)을 줄이지 않는다”는 정책을 공식화했다. 이후 2019년과 2023년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로 이익이 감소했을 때도 DPS를 감축하지 않고 약속을 지켜냈다.

김 연구원은 “TSMC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호황일 때 실적 상방이 열렸기 때문이 아니라 불황일 때 실적 하단이 막혀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라며 “주주환원 역시 상황이 안 좋을 때 숫자로 약속을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이나 DPS 증액을 통해 주주 신뢰를 쌓아가는 기업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 가운데 2년 이상 주주 환원 목적의 자사주 소각을 시행한 대표 기업으로는 미래에셋증권, 신한지주, KT&G,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아, 현대차, 메리츠금융지주, SK스퀘어 등이 꼽힌다.

금리가 높은 환경 속에서 단기 배당 수익률만 높은 종목보다 배당을 줄이지 않고 유지하거나 증액해 온 ‘배당 성장’ 종목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10년 이상 DPS를 줄이지 않은 대표 종목으로는 동서, SK가스, KT&G, 오뚜기, LG, 현대백화점, 농심, LS, 유한양행,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카드, 제일제당, 현대건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화, GS, KT, 삼양식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 연구원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환원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꾸준히 주주 환원을 확대한다는 신뢰를 쌓는 것이 한국 시장에서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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