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원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기][이코노미스트 박재우 기자] 다올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삼성전기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80만원을 유지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2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날 글로벌 대형 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4540억원, 7월 2951억원 규모의 계약에 이은 추가 계약으로, 이를 합산한 내년도 MLCC 공급계약 규모는 총 1조8213억원이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을 통해 △AI MLCC 수급 타이트 심화와 최종 고객사의 직접 조달 확대 △1년 치 물량만 확정하면서도 가격 상단은 열어두는 계약 구조 △판가 및 고사양 믹스 개선 여력 등을 동시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특히 이번 계약이 기존과 달리 47마이크로패럿(㎌) 주력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크기와 용량의 MLCC를 함께 공급하는 '번들' 형태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고객사의 요구 사양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10㎌, 100㎌ 등 고사양 제품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용 MLCC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최종 고객사가 서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조달을 관리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MLCC는 서버 전체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서버 생산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가격 상승에 따른 고객사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MLCC의 서버 원가 내 비중이 낮아 가격이 오르더라도 고객사가 사양을 낮추거나 사용량을 줄일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MLCC 가동률은 90% 후반까지 올라 추가 공급 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올투자증권은 1년 치 물량을 먼저 확보하면서도 판가를 고정하지 않는 계약 구조가 공급자 측의 높아진 협상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AI 서버용 MLCC는 아직 가격 상승 사이클의 초입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판가 및 믹스 개선이 삼성전기 MLCC 실적 업사이드(상승 여력)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