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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먹으면 모든 병 낫습니다"... 과대광고 판치던 그 시절

[서평] 김태수 <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 신문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신문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이란 부제의 이 책은 일제 강점기의 신문광고에 다뤄진 품목과 문구의 성격과 의미 등을 당시의 시대상과 연결해 소개한다. 광고란 특정 물품을 팔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바, 해당 물건이 지닌 장점을 부각해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물건의 효능을 과장하는 내용으로 꾸며, 관심을 집중시키려 한다. 한 번 먹으면 모든 병이 치유된다는 '만병통치'라든가, 화장품을 바르기만 하면 미인이 된다는 등의 광고 문구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유다.

일제 강점기 신문 속 광고

 책 <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 신문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
ⓒ 황소자리

지금은 제도적으로 과장 광고를 규제하고 있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과대 광고나 과장 광고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일간지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일제 강점기의 신문에서 보았던 광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옛날 신문광고를 모으고 각각의 테마에 맞는 잡지'와 다양한 자료들을 검토하여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반도의 근대 풍경을 광고를 통해 들여다보자, 날벼락처럼 떨어진 외세의 침략과 근대 문명에 휘청댔지만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들을 만나보자"라는 의도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책을 읽는 동안, 소개된 다양한 품목들과 함께 이에 걸맞은 광고 문구들이 지닌 내용과 의미를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상과 관련지어 떠올려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기생'과 '고무신'은 물론 '성병약'과 '영어' 등에 관한 광고의 내용과 그 의미를 당시의 시대상과 연관시켜 소개한다. 예컨대 조선시대에는 양반이나 지식인들의 유흥 현장에만 참여했던 기생들을 돈만 주면 누구든지 부를 수 있는 상황을 일컬어, '개쌍놈도 데리고 노는 민중화의 세상이라'라고 개탄하는 문구에 주목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영어는 '입신의 기초이며 출세의 자본'으로 여겨졌던 상황을 책 광고와 더불어 제시한다. 이 밖에도 일본에서 들여온 화학조미료인 '아지노모도'와 '과자' 그리고 피임도구를 광고하면서 '산아제한'을 강조하던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 일제 강점기의 강압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전쟁'과 '창씨개명'에 적극 독려하는 내용의 광고도 등장한다. '영화'와 '자동차' 그리고 '라디오' 등 현대적인 기기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대중음악 가사에도 등장하는 화장품 '박가분'은 물론 근대적 산물로 여겨졌던 '백화점'에 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술'과 '커피'가 상품으로 팔리고 또한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렸던 '전당포'가 많이 늘었다는 상황도 당시의 광고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1936년 독일 베를린 마라톤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손기정과 남승룡의 이름을 빌어 당시의 다양한 품목의 광고에서 활용하는 풍경도 그려진다.

일제 강점기의 광고들을 살피면서 저자는 "그 속에서 우울하고 서글프고 참혹한 시대상과 함께 근대인들에게 필요했던 것, 근대인들이 욕망했던 것, 근대인들을 유혹했던 것, 근대인들에게 강요됐던 것들을 골고루 보여주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광고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고자 하는 의도가 전제되어 있어, 다소의 과장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 신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광고 문안을 통해서, 당시의 시대상과 유행의 양상도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당시의 다양한 광고들을 분석하면서 "역사를 정해진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거나 편견에 사로잡혀 어쭙잖게 해석하기보다는 그 시대의 장면이면 장면, 양상이면 양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독자와 더불어 그 시대를 반추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한 기획 의도가 어느 정도 이뤄진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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