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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에 유가·금리 동반 발작…亞증시 일제히 급락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재정 불안 우려가 겹치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4.8%까지 치솟았다. 중동발 충격이 채권과 주식시장으로 번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밀렸고 코스피도 4% 가까이 급락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9% 하락한 6562.7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2.10% 내린 803.98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을 뒤흔든 출발점은 다시 격화한 중동 정세다.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재개되고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졌다. 이에 두바이유는 배럴당 99.11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94.65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0.2달러까지 뛰었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채권시장으로 번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확대까지 부각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8%까지 치솟았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진 점도 금리를 밀어올렸다.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일본 장기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데 이어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주요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가부채 부담, 달러 약세에 대한 경계감에 더해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나선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채권 공급 부담을 키운 것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됐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며 “미국 부채비율 상승 우려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가속 가능성이 겹치면서 금리 인상 우려도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8%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 10년물 4.8%가 중요한 임계점”이라며 “여기서 국채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부채비율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되면서 금리 상승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과 금리 충격은 아시아 증시를 동시에 끌어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9.70포인트(2.85%) 떨어진 6만4325.64엔에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한 달 만에 6만5000선이 무너졌다. 토픽스지수 역시 2.40% 내린 4081.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동발 유가 상승과 글로벌 장기금리 급등이라는 동일한 충격에 아시아 위험자산 전반에서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국내 증시에선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했던 대형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4.02% 하락한 25만500원, SK하이닉스는 4.61% 떨어진 16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7.40%), HD현대중공업(-6.73%), 두산에너빌리티(-5.77%), 현대차(-5.49%), 삼성SDI(-5.45%), 기아(-5.3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큰 폭으로 밀렸다.

특히 금리 급등은 AI 투자 사이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에서 장기금리 상승은 기업의 조달 비용을 끌어올린다. 동시에 높은 할인율은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압박한다. AI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HBM과 D램 등 메모리 수요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이날 주가에 반영됐다.

다만 이번 충격을 곧바로 반도체 업황 악화로 연결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며 “8월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국 델 등 주요 반도체 수요처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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