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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권력지도] 현대건설, 이형석 CFO 재신임 'PF 성적' 변수

개정 상법으로 이사회 재편 요구가 커진 가운데 기업들의 대응을 살펴봅니다.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계동사옥 전경 / 사진 = 현대건설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계동사옥 전경 / 사진 = 현대건설


현대건설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재무 전략을 맡은 이형석 재경본부장(CFO·전무)의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지난해 8월 이사회에 합류한 뒤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PF 신용보강과 단기차입금은 늘었다.

내년 정기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 배제 금지 규정이 적용되는 첫 정기주총이다. 다만 이 CFO 재선임 안건이 곧바로 집중투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PF·재무 성과에 따라 기존의 일방적인 방식으로 선임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PF·재무 맡은 '금융통' CFO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CFO는 지난해 7월 재경본부장에 선임됐다. 같은 해 8월20일 임시주총에서 1년7개월 임기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공식 임기를 적용하면 2027년 3월 정기주총에서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이 CFO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에서 20년 넘게 활약한 금융 전문가다. 현대캐피탈 재경본부장과 사내이사를 지낸 뒤 현대건설의 자금 조달과 재무 전략을 맡았다. 금융계열사 출신 CFO가 건설사의 등기이사로 합류한 만큼 PF와 재무구조 관리가 주요 임무로 꼽힌다.

현대건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이한우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이 CFO와 신재점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사내이사로 참여한다. 재무와 안전의 집행 책임자를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직접 배치한 구조다.

이 CFO는 이사회 내 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통상적 상거래 범위를 넘는 차입과 채무보증, 주요 투자 등을 다루는 전체 이사회에서 재무 집행 책임자로 역할을 한다. 독립이사 4명은 감사위원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나눠 맡고 있다.

재경본부장 보직과 사내이사 지위는 구분된다. 내년 주총이 판단하는 것은 CFO 유임 자체가 아니라 이 CFO의 등기이사 재선임이다. 이 CFO가 이사회에서 빠지면 재무 집행 책임자가 이사회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현재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상법 및 내부 이사회 규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주요 채무보증, 대규모 신규 사업, 재무적 리스크 안건을 이사회 의결 및 보고 사항으로 엄격히 관리 중"이라며 "개별 PF 사업은 사업 규모, 리스크 수준, 보증 성격 등 내부 기준에 맞춰 이사회 의결/보고 안건 또는 전사 리스크관리위원회·실무 부서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로 구분하여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에도 PF·차입 부담 확대이 CFO 취임 이후 현대건설의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3조12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27억원으로 2.8%, 순이익은 3637억원으로 11.8%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8%에서 3.4%로 높아졌다. 현대건설은 주택 부문의 원가율 개선과 수익성 중심의 프로젝트 비중 확대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상반기 영업이익은 연간 목표 8000억원의 55.3%에 해당한다. 목표 달성과 개선세의 지속 여부가 재선임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PF 관리 성적표는 수익성과 다른 방향을 보였다. PF 대출 관련 신용보강 제공액은 이 CFO 취임 직전인 지난해 6월 말 12조297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4조1845억원으로 1조8872억원 늘었다. 신용보강 제공액은 시공사 보증과 자금보충 약정 등에 따른 잠재 노출 규모로, 지급 의무가 확정된 차입금과는 다르다. 올해 상반기 충당부채로 전환된 금액은 없지만 재임 기간 잠재 노출이 줄지 않은 점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재무지표도 엇갈렸다.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6월 말 167.9%에서 올해 6월 말 155.2%로 낮아졌지만,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 재평가로 자본이 약 6800억원 늘어난 효과가 반영됐다. 반면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194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1722억원으로 9775억원 증가했고, 순현금 상태에서 9376억원 순차입 상태로 전환됐다. 현금성 자산 3조8646억원과 유동비율 148.2%, 신용등급 AA-는 대응 여력으로 남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 CFO는 재경업무 총괄 및 회사와 주주의 이익창출을 수행하기 위해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PF 리스크를 포함한 전사 재무 건전성 감독은 이사회의 본질적 기능으로서 일관되게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집중투표 적용 여부, 선임 인원에 달려현대건설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정관에서 삭제했다. 이달 10일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다.

집중투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의결권 있는 주식 1%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총 6주 전까지 청구해야 작동한다. 내년에는 조혜경 독립이사의 임기도 끝난다. 조 이사는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로 분리선출됐으며, 법무부 유권해석상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집중투표 때 선임할 이사 수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조 이사의 후임을 분리선출하고 일반 이사로 이 CFO 한 명만 선임하면 집중투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 CFO 재선임에 집중투표가 적용되려면 회사가 일반 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하고 주주가 기한 안에 청구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계열 특수관계인의 현대건설 합산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 말 34.92%다. 집중투표가 작동하지 않으면 최대주주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유지될 수 있다. 결국 내년 주총 소집공고에 담길 이사 후보와 선임 인원, 안건 구분이 이 CFO의 재신임 절차와 이사회 권력구조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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