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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10년 만의 이집트 국빈방문…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글로벌 리더십’ 부각

SCO 정상회의 이어 이집트 국빈방문
브릭스 정상회의까지 순방 외교 일정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영향력 과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부부가 1일(현지시간)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영접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부부가 1일(현지시간)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영접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만에 이집트를 국빈 방문했다. 미국이 휴전 약속을 깨고 이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순방 외교를 이어가며 중국이 미국보다 나은 리더십을 제공한다고 설득하며 미국의 우방국을 파고들고 있다.

AP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부부가 공항에 직접 나와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영접했다. 카이로 주요 거리에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는 중국과 이집트 국기가 내걸렸으며, 전자광고판에 양국 우호를 강조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두 정상은 2일 정상회담을 한다.

시 주석의 이집트 방문은 10년 만이다. 2016년 1월 16일 이란핵합의(JCPOA)에 따라 EU(유럽연합)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한 직후 시 주석은 5일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을 순방했다. 이집트는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과 함께 미국의 ‘주요 비(非)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으로서 미국과 군사·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월 발발한 미·이란 전쟁 국면에서 중재국 역할도 맡았다. 2024년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개도국 위주 글로벌 플랫폼인 브릭스(BRICS) 정회원국이 됐다.

시 주석은 방문에 앞서 이집트 일간지 알 아람에 보낸 기고에서 중국과 이집트는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개도국)의 중추 국가”라면서, 중국의 앞선 기술과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한 개발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도 자국과 중국 관영매체 기고를 통해 중국의 이집트 투자에 찬사를 보내고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합의 10년 만에 이란이 전화에 휩싸이고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시 주석은 중동의 미국 동맹국을 방문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역내 국가들이 미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더욱 회의적 시각을 갖게 된 시점에 이뤄졌다”며 “중국은 이를 (중동 국가들과) 경제 동맹을 심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AP통신은 이집트 역시 중국과의 관계 증진을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2024년 브릭스 가입 이후 중국과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은 이집트에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하여 수도 카이로 동쪽에 비즈니스 허브를 건설하고 나일강 삼각주에 산업용 철도를 건설했다. 양국 간 연간 교역액은 200억달러(약 27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된다. 이번 방문에서는 인공지능(AI)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이집트에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집트를 중동 지역 공급망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지난달 30일~지난 1일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이어 이뤄졌다. 시 주석은 오는 12~13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브릭스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이 올해 상반기 안방에서 20여개국 정상을 맞이했지만 해외 순방 일정은 북한 1곳뿐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바쁜 일정이다.

시 주석의 순방 일정은 이달 24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쭝위안 조에 류 미국 외교협회 중국학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시 주석은 중국이 유라시아와 남반구 전역에 걸쳐 폭넓은 외교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후 워싱턴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일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과 석유자원 장악, 우방국 캐나다와 무역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글로벌 리더십에서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협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CO 정상회의와 같은 기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는 미국의 ‘경제적 왕따 작전’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압도적 무역흑자를 비판하는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됐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SCO 정상회의와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중의 대조적 글로벌 파워 경쟁 전략이 드러났다며 “중국은 우방국들과의 연대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동맹국들과 마찰과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SCO를 고품질 일대일로 협력과 글로벌 개발 구상 이행을 위한 우선 지역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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