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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2분기 실적은 AI 투자 지속성, 시장 지배력 건재함 보여준 성과”

1년 뒤 성장률까지 자신 있게 공개… 일론 머스크 극찬한 베라 루빈도 한몫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2027 회계연도 2분기(5~7월) 콘퍼런스 콜에서 “인공지능(AI)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이제 컴퓨팅이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고 수요가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2027 회계연도 2분기(5~7월) 콘퍼런스 콜에서 “인공지능(AI)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이제 컴퓨팅이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고 수요가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랐는데도 매출총이익률은 75%로 유지됐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시장이 우려했던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성과였다.”(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

“빅테크 역시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엔비디아 개발 플랫폼(CUDA)의 편의성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이 건재하다는 점을 보여줬고, 한동안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다.”(이종호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13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엔비디아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전문가들 평가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시장 예측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를 넘어 압도적인 내년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AI 거품론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했다. 월가에서는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의 높은 수익성과 스페이스X 등 빅테크의 수요가 지속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적 발표만 하면 떨어지다 이번엔 8.7% 급등엔비디아는 8월 26일(이하 현지 시간) 2027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962억2100만 달러(약 132조35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921억7000만 달러를 40억 달러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637억3400만 달러(약 87조6600억 원)로 1년 전보다 124% 늘었고, 주당순이익(EPS)도 2.22달러로 예상치 2.10달러를 넘어섰다. 성장을 이끈 것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890억 달러)은 1년 전보다 117% 급증해 전체 매출의 약 92.5%를 차지했다.

분기 실적보다 주목받은 것은 가이던스다. 엔비디아는 2028 회계연도 매출 또한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월가 전망은 약 40%, 모건스탠리 전망도 52% 수준이었다. 통상 한 분기 앞 가이던스만 제시해온 엔비디아가 1년 뒤 성장률까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8월 27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8.74% 급등한 227.98달러(약 31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 직후 상승률로는 2024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엔비디아는 최근 4개 분기 연속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다음 거래일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져왔고, 월가 기대치가 워낙 높아 단순 어닝서프라이즈로는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2월과 5월에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각각 5.46%, 1.77%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가이던스 제시로 상황을 반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인프라에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데 대한 시장의 불안과 엔비디아의 재무적 부담을 둘러싼 우려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이제 컴퓨팅이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고 수요가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의 자신감에는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이 있다. 엔비디아는 제품 세대 전환 때마다 데이터센터 GW(기가와트)당 매출 기회 확대를 강조해왔다. 이번 콘퍼런스 콜에서는 호퍼 시절 GW당 매출 기회가 180억 달러(약 24조7500억 원)였다면, 그레이스 블랙웰 세대로 접어들면서 250억 달러(약 34조3600억 원)로 확대됐고, 루빈은 400억 달러(약 54조9800억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세대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와 네트워크 장비, 서버랙을 통합 공급하며 데이터센터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영역을 넓혀왔다. 루빈에서는 베라 CPU와 루빈 GPU, 네트워크, 추론용 거대언어모델 처리장치(LPU)까지 공급 범위를 더욱 확대해 같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엔비디아가 거두는 매출이 블랙웰보다 커지는 구조다.

일론 머스크 “베라 루빈 최고”베라 루빈에 대한 수요도 증명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앞으로 엔비디아만을 기반으로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면서 “베라 루빈이 최고 아키텍처이자 최고 AI 컴퓨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독점적 협력 관계를 선언했다. 미국 비즈니스 및 기술 뉴스 웹사이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빅테크의 경우 공급 부족과 특정 업체 의존 위험을 줄이고자 여러 업체의 반도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베라 루빈만 독점 사용하기로 한 것은 성능과 시스템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머스크 CEO는 8월 24일 이후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설계한 베라 루빈 NVL72를 언급하며 “기존 랙보다 훨씬 심플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밀도가 높고 가볍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탑재한 위성을 내년 4분기 발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엔비디아 GPU 200만 개를 구매하고 새로운 베라 CPU도 수백만 개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실적이 AI 거품론을 완전히 해소한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원하고자 금융회사들과 약 5000억 달러(약 685조 3000억 원) 규모의 자금조달 체계를 구축했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기업이나 클라우드 업체가 다시 엔비디아 칩을 사는 구조라서 ‘순환 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스페이스X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머스크 CEO와의 협력 역시 순환 금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는 추세다. JP모건은 280달러에서 320달러로, 골드만삭스는 285달러에서 300달러로 높여 잡았다. 제임스 슈나이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향후 몇 달 동안 엔비디아 주가가 시장수익률을 웃돌 수 있는 경로가 한층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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