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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있어도 없어도 “오른다”…서울 집값 기대감 역대급[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집값 오른다"에 베팅한 국민이 3배 많아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자유시장경제에서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은 수요와 공급이다. 어떤 물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그 물건값은 오르고 반대로 그 물건에 대한 수요가 줄었는데 공급이 늘고 있다면 물건값은 떨어진다.

이런 원리는 주택 임대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임대 수요는 줄지 않았는데 임대 매물이 줄어들면 당연히 전세든 월세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주택 매매 시장은 주택 임대 시장과는 약간 다르다.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가끔 나타난다. 수요와 공급이 일정한데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으면 가수요가 늘어나서 집값이 실제로 오르기도 한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리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면 집값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수요와 공급보다 ‘심리’가 좌우하는 주택시장 주택 임대 시장과는 달리 수요공급의 원칙이 그대로 주택 매매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전세라는 제도 때문이다. 당장 들어가서 살 집이 필요해도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면 그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빌라 시장도 이런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아파트와 빌라가 다른 것은 건물의 내구성 등 건축구조학적인 측면이고 사용자 측면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다. 빌라도 인테리어를 잘해놓고 사진을 찍으면 아파트와 구분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비싸도 많이 사는데 빌라는 매매 시장에서 외면받기 일쑤이다.

빌라는 사두어도 오르지 않고 나중에 팔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임대료는 빌라가 아파트보다 싸기 때문에 빌라는 아파트를 사기 전까지 임대로 사는 임시 주거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집값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믿는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다시 말해 투자심리가 주택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다.

국토연구원에서 매달 말경에 실수요자 6680인과 중개업소 2338개소를 표본으로 하여 주택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조사하여 다음 달 중순경에 발표하고 있다.

집값이 하늘을 모르고 치솟던 2021년부터 최신 자료인 2026년 7월까지 정리한 것이 아래 표이다. 파란색은 전국 소비심리지수이고 빨간색은 서울 소비심리지수다.

이 지수가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판단하고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으로 보면 된다. 95 이상 115 미만은 보합으로 보는데 이것도 3개의 단계로 분류된다. 95~100 미만은 약보합세, 100~105 미만은 보합세, 105~115 미만은 강보합세가 그것이다.

이런 분류로 보면 7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국 기준으로 119.5이고 서울은 139.9이니 둘 다 상승 구간에 있다. 하지만 보합을 세 단계 구간으로 나누는 것처럼 상승 구간도 세 단계로 나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국 평균은 1단계 상승국면(115~135 미만)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서울은 2단계 상승국면(135~175 미만)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의 경우 5월에 2단계 상승국면에 진입한 이후 지수를 매달 갱신하고 있다. 상승 2단계는 2022년 이후에는 9달밖에 없었는데 그중 네 달이 2026년에 나온 것이다.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던 2021년에도 2단계 상승국면은 7차례나 있었는데 2026년 말까지 아직 다섯 달이나 남은 점을 감안하면 2021년 기록을 갱신하게 될지 주목할 만하다. 139.9를 기록한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경기(125.1), 전북(121.3), 광주(115.5)의 경우는 상승 1단계에 진입한 지역이다.

인천(114.0), 경남(113.1), 충북(112.7), 울산(111.3), 대전(109.7), 부산(108.8), 대구(106.6), 강원(106.3), 전남(105.3) 지역은 강보합세이고 나머지 충남(103.6), 제주(103.3), 세종(101.5), 경북(101.3) 지역은 보합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17개 권역 중에서 하강 국면에 남아 있는 지역은 없다. 불타오르는 서울만큼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를 살펴보자.


위 표는 한국은행에서 매월 중순경 조사를 해서 매월 말경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 중에서 주택 가치 전망이다.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1년 후 집값 전망에 대해 물은 결과이다.

이 지수가 100이 넘으면 1년 후의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른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에서 관련 조사를 하기 시작한 2008년 7월부터 2026년 8월까지 218개월의 평균치는 105.9이다. 전체 기간 중에서 25%가 하락 전망(100미만)이었고 2%가 보합 그리고 73%가 상승 전망(100 초과)이었다. 집값 오른다에 베팅한 국민이 3배 더 많아우리나라 국민들은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떨어질 가능성보다 세 배 정도는 높다고 보는 것이다. 장기 추세로 보아도 집값이 계속 올라왔기 때문에 이것이 소비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심리지수는 예사롭지 않다. 2026년 7월의 지수는 127을 기록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로 127보다 높았던 적은 딱 7개월밖에 없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심리지수는 2026년 7월 기준으로 134를 기록하였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현재 주택 시장에서 서울 쏠림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집을 가진 사람(127)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답변한 반면, 집이 없는 사람(126)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전망을 하고 있다. 이는 무주택자들이 자금이 부족하여 집을 사지 못하는 것이지 집값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아 집을 사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8월 들어서는 심리지수가 125를 기록하면서 전달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충격적인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사람들의 기대치를 주춤하게 만든 것이다.

국토연구원의 심리지수는 상승세가 지속된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한국은행의 심리지수는 기대치가 다소 꺾인 모습을 보여준다. 두 기관의 조사 결과가 다른 이유는 조사 시점에 있다. 국토연구원의 조사 시점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발표되기 전인 7월 말이었고 한국은행의 조사 시점은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후인 8월 중순이었기 때문이다. 2주 정도의 시차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의 125라는 지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218개월 동안에 125보다 높았던 적은 9개월밖에 없었다. 현재의 심리지수는 역대 상위 5% 정도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134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투자 심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만큼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는 경우 심리지수는 8월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반대 여론에 직면한 세제개편안이 최초 발표 내용보다 상당히 수정돼 시행된다면 심리지수는 보합 수준에서 한동안 횡보를 하다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심리지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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