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직접지분율 내부지분율 격차 커
7월 3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뉴시스대기업 집단이 총수 일가와 임원에게 성과보상으로 자사주를 지급하는 사례가 1년 새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가 신규 약정을 대거 체결한 영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가 있는 89개 기업집단 가운데 15개 집단이 585건의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했다. 전년(353건)보다 65.7% 늘어난 수준이다. 주식지급약정은 성과를 내거나 일정 기간 근무한 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하기로 미리 맺는 계약이다. 임직원이 일정 가격을 내고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주식지급약정이 급증한 배경에는 삼성이 있다. 삼성전자 한 곳에서 새로 체결한 약정만 317건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재직 기간이나 성과 목표 등의 조건을 채우면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349건으로 가장 많았고,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지급받는 주식 수가 달라지는 성과조건부주식(PSU)이 135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PSU를 활용한 대기업집단은 삼성이 유일했다.
반면 나머지 대기업집단에선 관련 약정 사례가 줄었다. 2024년 170건으로 1위였던 SK는 68건으로 100건 넘게 줄었고, 아모레퍼시픽(35건→22건)과 하이브(43건→21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웅진은 총수 2세인 윤새봄 부회장에게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웅진 주식 221만3,520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은 그간 임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지급약정을 대거 체결했다고 설명했다"며 "주식지급약정이 총수 일가 등 대기업집단 특수관계인에게 집중되는 현상은 모니터링을 일일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일가 직접지분율(3.5%)과 내부지분율(61.4%) 괴리는 여전히 컸다.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대기업집단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정위 관계자는 "우회적인 지배력 강화에 대한 규제 강화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가 소유지배 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소유지배 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소유·출자 구조와 내부거래 정보를 계속 분석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당 내부거래나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혐의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