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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 최대 이벤트 앤트로픽 9월 상장, 수급 블랙홀?

자금조달 137조 원, 기업가치 2740조 원 목표… 중국 가성비 AI 추격 변수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30조 달러(약 4경1100조 원) 넘는 전체 잠재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TAM)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며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뉴시스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30조 달러(약 4경1100조 원) 넘는 전체 잠재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TAM)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며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뉴시스
“성능과 수익 측면 모두에서 클로드는 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다. 앤트로픽 기업공개(IPO)는 수급 블랙홀 역할을 해 하반기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생성형 AI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글로벌 IPO 역사를 새로 쓰는 도전에 나선다. 30조 달러(약 4경1100조 원) 넘는 전체 잠재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TAM)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최대 1000억 달러(약 137조 원)를 조달하고 2조 달러(약 2740조 원)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를 넘는 사상 최대 IPO가 9말 10초에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몸값 2조 달러 정당화 나서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25일(이하 현지 시간) 앤트로픽이 투자자들에게 30조 달러 넘는 TAM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업은 IPO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충분한 성장 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TAM을 추산해 제시한다. TAM은 한 기업이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할 경우 이론적으로 거둘 수 있는 연간 매출을 추정한 수치다. 앤트로픽이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천문학적 TAM은 AI가 처리 가능한 세계 모든 업무를 앤트로픽이 독점했을 때 이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연간 매출을 계산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인, 세계 GDP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페이스X가 상장 과정에서 제시한 28조5000억 달러(약 3경9000조 원)도 넘어선다. 스페이스X는 당시 AI 데이터센터와 위성통신, 우주운송 등을 합쳐 “인류 역사상 가장 크게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TAM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가정에 따라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앤트로픽이 제시한 AI가 인간의 업무를 기술적으로 수행하더라도 해당 업무의 임금과 매출이 모두 AI 기업의 수입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AI 기업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며 “앤트로픽이 제시한 수치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뒤따른다”고 평가했다.

천문학적 수치를 제시한 이유는 결국 더 많은 돈을 끌어모으기 위함이다. 이번 IPO를 통해 앤트로픽이 목표로 하는 자금조달 규모는 최대 1000억 달러다. 기업가치도 약 2조 달러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상장 당시 기업가치 1조7700억 달러(약 2424조9000억 원)보다 높다. 결국 2조 달러라는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고자 앤트로픽이 꺼내 든 숫자가 30조 달러인 셈이다.

투자자가 실제로 주목하는 것은 앤트로픽의 성장 속도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 추정치는 지난해 말 약 90억 달러(약 12조3300억 원)에서 올해 5월 470억 달러(약 64조3900억 원), 7월 말에는 650억 달러(약 89조5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다(그래프 참조). 7개월 만에 7배 넘는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8월 15일 앤트로픽은 2분기 매출만 115억 달러(약 15조7600억 원)를 돌파해 지난해 동기 대비 14.6배 늘어났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도 밝혔다.

B2B로 오픈AI 제쳐이번 실적을 통해 앤트로픽은 경쟁사 오픈AI도 제쳤다. 같은 기간 오픈AI 매출은 57억 달러(약 7조8100억 원)에서 67억 달러(약 9조1790억 원)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손실도 확대됐다. 대중 인지도 면에서는 챗GPT가 앞서지만, 수익을 내는 기업·개발자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상장 경쟁에서도 앤트로픽이 한발 앞섰다. 앤트로픽은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용 증권신고서를 비공개로 제출했고, 오픈AI는 6월 8일 뒤따랐다. 세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월 19일 “내년에 상장사가 될 것”이라며 “앤트로픽이 9월 상장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경주를 하면 된다”고 직원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세운 회사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에서 챗GPT 모델 개발과 AI 스케일링 연구를 이끌었지만, AI 개발 속도와 안전장치, 조직 운영 방향을 둘러싼 이견 끝에 2020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여동생 다니엘라 아모데이를 비롯한 오픈AI 출신 핵심 연구자들과 2021년 앤트로픽을 설립했다. 오픈AI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출발한 후발 주자가 5년 만에 매출과 수익성 면에서 친정 회사를 위협하고, 먼저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까지 커진 것이다.

앤트로픽이 오픈AI를 제친 것은 기업 고객과 개발자 시장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매출의 약 80%를 기업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다. 특히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가 기업 개발 업무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개발자가 명령을 입력하면 코드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 프로그램 오류를 찾아 수정하거나 여러 파일로 구성된 개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한다. 앤트로픽은 2028년 매출이 1900억∼2000억 달러(약 260조3000억~27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의견 충돌로 오픈AI를 떠난 후 이듬해 앤트로픽을 만들었다. 앤트로픽 제공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의견 충돌로 오픈AI를 떠난 후 이듬해 앤트로픽을 만들었다. 앤트로픽 제공
로이터 “노동절 이후 증권신고서 공개”위험 요인도 있다. 앤트로픽은 이미 투자자로부터 1300억 달러(약 178조1000억 원)를 조달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앤트로픽은 최근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의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데이터센터에서 6년간 컴퓨팅 능력을 빌리는 데 45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에도 2029년 5월까지 데이터센터 이용료로 매달 12억5000만 달러(약 1조71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매출이 예상대로 증가하면 컴퓨팅 비용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성장률이 둔화하면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 여지도 있다.

오픈AI와 구글뿐 아니라,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AI 모델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AI 모델의 성능 차이가 좁혀지고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면 앤트로픽이 현재의 높은 이용료와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산 AI 모델의 시장점유율은 7월 기준 60%를 돌파했다. 미국 각지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주민 부담을 둘러싸고 반발이 커지고 있는 점도 인프라 확대에 걸림돌이다.

현재 앤트로픽 IPO 스케줄의 첫 관문은 미국 노동절(9월 7일) 직후로 예상된다. 미국 로이터는 8월 28일 “앤트로픽이 노동절 이후 증권신고서를 공개하고, 이후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설명회와 수요 예측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역시 8월 31일 “앤트로픽이 향후 몇 주 안에 IPO를 위한 공개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EC 심사와 시장 상황이 계획대로 이어질 경우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초 미국 증시에 상장될 수 있다. 현재 공모 주식 수와 가격, 구체적인 상장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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