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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맞은 생쥐, 92일 더 살았다…수명 연장 효과

美 UC버클리 연구팀 네이처 발표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투여
신체 기능 좋아지고 염증은 줄어
사람 대상 효과는 장기 연구 필요
 인기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주성분이기도 한 ‘세마글루타이드’가 동물실험에서 수명 연장 효과를 나타냈다. 사람에게도 수명 연장 효과를 일으키는지 규명하려면 장기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대니카 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대사생물학·영양학·독성학과 교수 연구팀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약물’이 생쥐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의 작용을 흉내 내는 약물 성분이다. GLP-1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며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를 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쓰인다.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간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상 이점도 확인되고 있다.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생물학적 근거는 아직 불분명하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하면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든다. 칼로리 섭취 제한은 건강 및 수명 연장과 연관이 있다.

연구팀은 칼로리 섭취 제한이 세마글루타이드 투약 시 나타나는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설명하는 원인인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생후 20개월이 된 암컷 생쥐(인간 60∼65세 해당)에게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생리식염수(대조군)를 자연사할 때까지 지속 투여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수명 중앙값은 834일로 대조군 742일에 비해 12.4% 길었다. 수명 중앙값은 생쥐의 50%가 생존해 있는 시점의 생쥐 나이를 의미한다.

세마글루타이드를 3개월 투여한 시점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대조군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탐색 활동이 늘었고 악력·보행·운동 등 신체적 기능과 공간 기억 등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

유전체 불안정성, 만성 염증, 세포 노화,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단백질 조절 장애, 노화 관련 줄기세포 기능 장애 등 노화와 연관된 지표는 감소했다.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치상회’에서는 신경 줄기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지표와 새로운 신경세포 형성이 증가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의 건강 효과는 적게 먹어 생기는 대사적 이점과 연관이 있지만 칼로리 섭취 제한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경 형성 및 노화 연관 지표 감소 등도 확인된다”며 “세마글루타이드가 인간의 노화와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고령 인구 대상으로 노화 관련 효과를 평가하도록 설계한 장기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국내 전문가 역시 세마글루타이드가 노화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지만 인간에게 항노화 목적으로 쓰여선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서영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GLP-1 약제가 단순한 체중 감소 이상의 효과를 지닐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세마글루타이드가 노화의 여러 표현형을 늦출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지만 그 핵심 대사 기전과 인간의 수명 연장 효과에 대한 적용은 아직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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