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전셋값 상승폭 확대
경기권까지 임대차 시장 불안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일대 전경. 연합뉴스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이주를 준비해야 하는 가구가 1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월세 매물난이 심각한 상황에 대규모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시장에 유입될 경우 강남권은 물론 경기권까지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서울시와 각 재건축 조합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이주가 진행되거나 예정된 강남3구 재건축 단지는 총 1만 344가구로 집계됐다. 이주를 위해 전월세 주택을 구해야 하는 가구가 1만 가구를 넘어선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7004가구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가 3340가구다.강남구에서는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4424가구)는 내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삼고 있다. 도곡동 도곡개포한신(620가구)은 지난 7월부터 이주를 시작했고,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1960가구)는 내년 1월 이주를 앞두고 있다. 강남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이주가 시작되면 이주 주택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어 그 전에 서두르자는 분위기”라며 “인근 전월세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비아파트를 이주 주택으로 고려하는 조합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도 재건축에 따른 이주가 한창이다. 송파동 가락삼익맨숀(936가구), 가락동 가락미륭(435가구)과 삼환가락(648가구)은 이주를 시작했고 잠실우성4차(555가구)와 한양3차(252가구), 가락1차현대(514가구) 등도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이주가 예정돼 있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권으로 밀려나 경기권 전셋값까지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환가락 단지 내 한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남양주 부동산에 가면 삼환가락에서 오셨냐는 이야기가 먼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강남구가 1.18%에서 2.75%로, 서초구가 -1.14%에서 5.12%로, 송파구가 4.40%에서 8.59%로 각각 확대됐다.
문제는 재건축 이주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서울시 정비사업에서 예상되는 이주 물량은 8만 3546가구에 달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예상 입주 물량은 5만 9700가구로, 단순 비교하면 이주 물량이 입주 물량보다 2만 3846가구 많다. 2029년과 2030년에 예정된 서울 정비사업 이주 물량도 9만 5764가구에 달한다. 전 의원은 “정비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하되 지역별 이주 물량과 임대차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 이주 시기를 분산하고 대체주거를 확보하는 등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준공이 가능한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수요가 한꺼번에 시장에 몰리지 않도록 시기를 순차적으로 관리할 필요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준공할 수 있는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해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