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감세 전담 특명각료 신설 검토
경제재정상·재무상 겸임 유력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와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지난 2일 도쿄에서 열린 자위대 고위 지휘관 회의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개각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을 유임해 정책 연속성을 확보하고, 경제 분야에서는 소비세 감세를 전담할 특명각료를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폭적인 인적 쇄신보다는 안보와 감세 등 핵심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실행형 개각’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5일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중·하순께 실시할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정권의 골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 방위상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정권 출범 당시 방위상에 취임했다. 일본 정부는 연내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관련 3개 문서를 개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에서는 방위비 추가 증액과 비핵 3원칙 재검토 여부 등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련 논의 경위를 잘 아는 고이즈미 방위상을 계속 기용해 안보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 결선에서 다카이치와 맞붙은 ‘포스트 다카이치’의 유력 주자다. 약 1년 뒤 다시 총재선거가 예정된 만큼,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잠재적 경쟁자를 계속 내각에 두면서 당내 안정과 재선 기반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에서는 소비세 감세가 이번 개각의 또 다른 축으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가을 임시국회에서 식료품 소비세 감세와 새로운 소득연동형 급부제도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 답변과 부처 조정을 전담할 특명각료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제재정상이나 재무상이 특명담당을 겸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소비세 감세는 재정, 사회보장, 외식·농업 지원 등 여러 부처에 걸친 사안인 데다 참의원에서 여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야당과의 협상도 필수적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관련 부처와 여당을 조율하고 국회에서 정부 입장을 일관되게 설명할 전담 각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은 9월 중순께 세제개정대강을 마련하고, 식료품 소비세율을 2027년 4월부터 2년간 현행 8%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1% 상당의 급부를 더해 실질적인 세 부담을 0%로 만들고, 2029년도부터는 소득 수준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 새로운 급부제도를 본격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특명각료 후보로는 현직 경제재정상이나 재무상 외에 자민당에서 관련 논의를 주도해온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조회장, 오노데라 이쓰노리 세제조사회장 등이 입각할 경우 담당을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당과 내각의 다른 핵심 인사도 상당수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아소 다로 부총재와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등이 계속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개각이 이 같은 방향으로 이뤄질 경우 다카이치 정권의 인사 메시지는 ‘쇄신’보다는 ‘연속성과 실행력’에 가까울 전망이다. 안보에서는 고이즈미 방위상을 남겨 연말 안보 문서 개정을 맡기고, 경제에서는 소비세 감세 전담체제를 구축해 가을 국회에 대비하는 식이다. 동시에 차기 총재선거를 앞두고 당내 유력 주자와 주요 파벌을 내각과 당 지도부 안에 묶어두려는 정치적 포석도 함께 깔린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