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한국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군 전력을 파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또다시 서로의 선박을 공격했다.5일(현지 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역을 순찰하던 미 해군 군함 2척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에 미군이 3척의 이란 원유 수송선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가 무력화했다고 언급한 원유 수송선은 이란 최대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인근에 있던 유조선 다우니호와 자스크 지역 근처에 있던 스타크1호, 오만만에서 원유를 싣지 않은 채 있던 유조선 카일로호 등이었다.
이에 대해 이란 IRGC는 자신들이 미군 항공모함 1척과 구축함 1척을 공격했다고 시인하면서 미국의 보복 공격 이후 호르무즈해협의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에 있던 미국 관련 선박 3척에 재차 타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뭐든 틀어지면 아주 가까운 시기에 곡괭이산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별것 아냐”라지만…이란 “괴멸적 대응” 엄포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5일(현지 시간) 공격한 이란 혁명수비대 연계 원유 수송선이 불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X(옛 트위터) 캡처이란과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공격에 더 센 보복을 주고받으며 주말 새 공격 범위를 넓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별것 아닌 일(small potatoes)”이라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이란은 열흘간 매일 선박을 타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한편 한국의 파병 움직임에도 경고를 보냈다.5일(현지 시간)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해군의 정치 담당 부사령관인 알리 모하마디는 “지난달 30일까지 10일 동안 매일 밤 2~5척 사이의 위반 선박을 처벌했다”고 말했다. 혁명수비대는 별도 성명에서 “미국 정권의 침략적이고 적대적 행위가 계속된다면 이란 군대의 괴멸적 대응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미국의 이번 충돌은 5일 오후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서 미군이 이란으로부터 군함 2척을 공격받은 후 이란 유조선 3척에 반격하며 비화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조선 2척은 무력화됐고 1척은 파괴됐다. 이에 이란은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에 있던 미국 관련 선박 3척에 재차 타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혁명수비대는 공격 대상에 미국 군용 무인 수상정(드론)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별것이 아닌 일이기 때문에 이를 군사적 충돌이라고 부를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싸우고 있지 않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말했다. J D 밴스 부통령도 주요 전투 작전이 몇 달 전 종료됐다며 현재의 무력 충돌을 ‘전쟁’으로 규정하지 않겠다고 4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참모진이 전쟁의 영향을 축소하려는 것은 길어진 전쟁으로 나빠진 민심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4일 미국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4달러로 역대 9월 기준 최고치를 찍었다. 현재 이어지는 공격을 공식적인 군사작전으로 정의하지 않음으로써 미 의회의 승인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다. 다만 브래드 쿠퍼 미군 중부사령관은 이란을 향해 앞으로 공격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한국 파병시 전쟁 간주” 위협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해협 파병도 변수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우리는 한국이 중동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은 중동 원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한국이 파병을 결정한다면 자국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침략’에 참여하는 것으로 판단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알마야딘에 따르면 이란의 한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는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한국은 안보와 안정을 흔드는 미국의 정책을 위해 자국의 이익과 평판을 희생하지 말라”며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에 따르면 미국 정보 당국은 이란이 가까운 시일 내 미국과 이스라엘 목표물을 포함한 공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