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 8조원 규모
SK하이닉스·삼성전자 비중 대거 축소
장 마감 동시호가 수급 교체로 흡수
일러스트=챗GPT 달리310일 1조원대 매물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충격은 크지 않았다. 이날은 9월 한국거래소(KRX) 섹터 지수 정기 변경과 상장지수 상품(ETP·ETF·ETN) 리밸런싱, 선물·옵션 동시 만기가 동시에 겹쳤다. 다만 두 회사의 자기주식 매입이 이어진 데다 차익 거래성 매수 등이 매물을 받아내면서 반도체 대형주는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기 변경에서 비중 축소 폭이 가장 큰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다. KRX 반도체 지수 내 SK하이닉스 비중은 9일 종가 기준 38.01%에서 개별 종목 캡(Cap) 20.00% 제한에 따라 18.01%포인트(p) 줄었다. 삼성전자도 22.06%에서 20.00%로 2.06%p 감소했다.
KRX 반도체 지수 관련 ETF 자산 규모만 약 8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매매가 상당한 수급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지수 구성과 종목별 목표 비중에 맞춰 보유 물량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약 1조2400억~1조4500억원, 삼성전자에서 약 2000억~2400억원 최대 총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매도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예상했던 만큼의 충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0.16%) 내린 185만3000원에, 삼성전자는 500원(-0.19%) 내린 26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0.9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두 종목 모두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다.
장 마감 동시 호가를 전후해서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 물량과 선물 연계 차익거래성 매수세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날 금융투자는 약 1조80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투신은 각각 1조5000억원, 4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과 투신의 매도 물량을 금융투자의 매수세가 받아내면서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충격이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시황 담당자는 “리밸런싱 매물 출회가 예고돼 있던 만큼 장중 상당 부분이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장 마감 시점에 선물 연계 차익거래성 매수와 패시브 매도 물량이 맞물리면서 대형주에 대한 리밸런싱 여파가 흡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주 비중을 줄이면서 발생한 패시브 자금은 지수 내 중상위 반도체 소부장 종목으로 재배분됐다. 한미반도체 비중은 6.40%에서 9.62%로, 주성엔지니어링은 3.92%에서 5.89%로 확대됐다. 원익IPS(2.41→3.62%), 이오테크닉스(2.40→3.61%), HPSP(2.22→3.34%), 리노공업(2.12→3.19%), DB하이텍(2.07→3.11%) 등의 비중도 늘어났다.